[한남동] 올드 페리 도넛-기본 없는 과함
5월 1일과 7일에 과자전과 함께 ‘테이스팅 클럽’을 진행했다. 도너츠와 뚱카롱을 각각 맛보았고 전체를 한꺼번에 정리해서 올릴 계획이다. 다만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 올드 페리 도너츠만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모신다. 이번이 당연히 처음은 아닌데 대체로 과하다는 인상이었다. 빵이 맛이 없으면 크림이든 글레이징이든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음식이 도너츠인데 먹다 보면 빵의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게다가 조금은 ‘안전빵’이라 할 수 있는, 퀵브레드인 케이크 도너츠에 비해 발효 도너츠의 난이도는 높다.브리오슈의 일가인 반죽-지방을 쓴 enriched dough-의 발효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뿐더러, 잘 부풀려 놓고도 기름에 튀기는 과정에서 한 끗 차이로 모양이 망가질 수 있다. 편차는 있지만 올드 페리 도넛의 빵은 대체로 발효가 매끄럽지 않다는 인상을 풍겼는데, 이번 테이스팅 클럽에서는 심했다. 발효도 잘 안 되었는지 반죽이 무겁고 뭉쳐 있었으며 또한 설익은 느낌이었다.
이런 빵에 글레이징과 크림을 둘 다 쓰면 속재료를 잔뜩 쑤셔 넣고 덜 구운 동네 빵집의 단팥빵 같은 느낌이 난다. 축축하고 밀가루 냄새 나는 빵과 종류 불문 우격다짐으로 밀어 넣은 재료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곤죽이랄까. 추세와 레퍼런스에 충실하기 위해 글레이징과 크림을 다 쓴다면 누가 그걸 막겠느냐만 그럴 수록 일단 기본인 빵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 동네 빵집에서 고로케와 함께 팔던 시절의 추억 때문인가, 전반적으로 발효 도너츠를 우습게 여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