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한정] 비비빅 동지팥죽-쓴맛이 왜?
요즘은 비비빅을 즐겨 먹지 않지만 시즌 한정으로 동지 팥죽이라는 것이 나왔다고 해서 냉큼 주문했다. 130그램 여섯 봉지에 8,900원. 아이스크림(정확하게는 셔벗?)이 70밀리리터에 편의점가 1,000원임을 감안한다면 비싸지 않다. 게다가 아이스크림과 달리 증점제나 유화제, 색소 등을 전혀 쓰지 않고 전반적인 원료 목록이 간소하다. 생각해 보면 아이스크림의 ‘베이스’에서 냉동 공정이나 유통에 필요한 원료만 빼는 수준에서 만들 수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빙수용 팥’이라는 제품이 버젓이 존재하는 걸 감안한다면 한편 ‘날로 먹으려는’ 요즘의 경항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
힘을 주지 않고도 파우치의 주둥이로 빨아 먹을 수 있는 질감은 무리가 없고 맛도 앞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러운데 중반을 넘기면서 쓰다 못해 아린 맛이 적극적으로 치고 올라온다. 비교를 위해 번갈아 가며 먹은 아이스크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인데, 온도로 인한 감각의 차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강한 쓴맛이라 살짝 어리둥절해진다. 팥을 덜 우려내고 앙금 등을 만들었을때 나는 쓴맛으로 ‘어 형이 왜 거기서 나와?’의 느낌을 받는다. 데워 먹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차게 먹는 게 나은 것 같고, 독자적으로 먹기보다 떡류의 디저트 소스 역할로 더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