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폴스타-카츠산도
두 사람이 끼니로, 세 사람이 맛보는 정도로 충분한 양-여섯 조각-의 카츠 산도가 서울에서 가장 비싼 동네의 잘 정돈된 바에서 이만 사천원. 물론 ‘커버 차지’가 따로 있지만 딱히 나쁘지 않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면 몇 가지가 걸린다.
1. ‘카츠’의 온도와 수분: 나온 것을 바로 먹기에 불편할 정도로 뜨겁지는 않은데 수분이 생각보다 많다. 베어 물면 배어 나오는데 과연 원래 고기에 있던 것인지 분간이 잘 안 간다.
2. 간: 혹시라도 염지의 산물인가 생각해보았는데 그러기엔 고기 자체의 간이 약하다. 나오는 시점부터 시차를 두고 온도 변화에 따라 먹어 보았는데 맛의 열쇠는 식빵과 튀긴 고기 사이의 돈카츠 소스가 쥐고 있었다. 간이 몰리기도 했지만 ‘감칠맛과 단맛의 소스가 이곳의 칵테일과 잘 어울릴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3. 정확하게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몰라서 좀 뒤져 보았는데 ‘힘줄’이 맞을 것 같다. 여섯 쪽 가운데 세 쪽의 고기에서 비계와 살코기 사이에 힘줄이 있어서 빵과 함께 이로 끊어낼 수가 없었다. 위의 둘은 이런 수준의 바/음식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세부사항 수준인데, 이건 먹기가 불편해지니 결함이라고 느꼈다. 물론 손질 과정에서 발견이 가능한지는 나도 확신이 없다. 그냥 운이 없었다고 봐야 하는 걸까.
*사족: ‘텐더’도 그러했고딸려 나오는 음식(‘웰컴 푸드’)이 분명 최선이지만 최선이 아닐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만드는 이도 그걸 인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