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이가 하나 없는 빨래 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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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드디어 버렸다. 대체 언제 산 것인지 기억도 못하지만 미국에서 싸들고 온 것이니 일단 십 년 이상 묵었고, 어쩌면 2002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구입처도 당연히 모른다. 생활용품이라면 이천년대 중반에 부도로 사라진 케이마트나 월마트, 아니면 타겟에서 샀을 텐데 기억할 리가 없다. 버려 놓고 나서야 브랜드를 확인해 볼 걸 그랬다는 실낱 같은 아쉬움이 남지만 99%의 확률로 러버메이드였을 것이다.

손잡이가 없어진 시기도 전혀 기억 못하고 당연히 불편했지만 그래봐야 일주일에 한두 번 쓰는 물건이니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썼다. 빨래 바구니라는 게 애초에 엄청나게 필요한 물건도 아니니까. 그러다가 이케아에서 마음에 드는 가방형 빨래 바구니(그들의 표현을 빌자면 ‘빨래 주머니‘)를 사와서 한 달 정도 쓰다가 어제 드디어 이걸 내다 버렸다. 이 바구니만 보면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기는 한데 쓸 수는 없겠다.

버리는 데 별로 아쉽지는 않았다. 애초에 가지고 오지 말았어야 할 물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는 그런 수준까지 소유물을 세세하게 분류할 여력도 없었다. 그렇게 따지자면 거의 모든 것을 버리고 왔어야만 했다. 여전히 그게 유일한 정답이었노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