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평양면옥-불모지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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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평양냉면은 밍밍하다’는, 삼도갈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문구가 붙어 있다. 좀 더 노골적으로 ‘세 번만 먹어보면 그 맛을 안다’ 같은 추가 문구가 유난을 떤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일까. 이런 것도 전부 소위 ‘컨설턴트’ 같은 부류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일까? 평양냉면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어야 할 이유도 없고 굳이 자기 암시를 맛있다고 주어가며 먹을 음식도 아닌데 대체 이런 경향은 누가 자꾸 만들어내는 걸까. 무엇보다 ‘밍밍하다’는 ‘슴슴하다’보다 음식에 더 나쁜 형용사이다. 밍밍함이 감히 음식의 미덕 같은 게 될 수 있느냐는 말이다. 밍밍해도 문제고, 밍밍하지 않은데 밍밍하다고 그래도 문제이다.

그런데 진짜로 좀 밍밍하다. 트위터에서는 나를 ‘켜 아저씨’라 부르는 이들마저 등장하는 판국이니 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가 이젠 좀 민망하고 지겨운데, 어쨌든 켜 같은 게 없다. 중간지점을 찾을 요령이나 자신 혹은 의욕이 없으니 그냥 없는 상태를 선택한달까. 대체로 기획형이라 의심되는 음식점의 냉면이 이런데,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하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지만 지나고 나면 그만큼 감흥도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목동 같은 음식 불모지에서는 유용한 선택이지만… 거기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