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마디로 이상한 달이었다. 2070년까지 찾아오지 않는다는 긴 연휴로 시작했기에 짧을 거라고, 금방 지나갈 거라고 믿었는데 이상하게도 길었다. 연휴를 보내고 남은 이십 몇일을 쭉 늘려 사십 오일 쯤 산 기분이었다. 그 사이에 위에 카메라를 넣었고 말도 안되게 호된 구내염으로 고통 받았으며 뜬금없이 바다에 갔다오기도 했고 저금통도 털었으며 밝은 낮시간에 많이 돌아다녔지만 일도 적당히 했다. 마지막 날에는 무쇠팬을 전부 꺼내 닦아 기름을 발라 굽고 책상을 치웠으며 제철과일인 파인애플을 썰어 냉장고에 넣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렸다.
그리고 드디어 11월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