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우리는
늘 걷는 길이 좀 버거울 때가 있다. 다른 음악에 기대려고 머릿속을 뒤지다가 오랜만에 들었다. 처음 들었던 저 ‘지금부터 우리는’의 순간을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공식 뮤직 비디오가 있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안 것 같다. 덕분에 반듯한 직사각형을 그리며 한 바퀴 걸었다.
미국의 친구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원래 그는 물론 그나마 알고 지내던 거의 모두와 연락이 끊긴지가 좀 됐는데 올해 모종의 골치 아픈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락을 해서 몇 명과 다시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다. 내년이면 팔 년 인데 십 년 채우기 전에 한 번 갈 수 있을까. 아무리 헤아려 봐도, 무엇보다 그 긴 비행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멀다는 사실이 차라리 고마운지도 모르겠다. 갈 엄두를 못 내니까.
그에게 ‘This year has been such a pain for me as almost nothing went right, but reconnecting with you is one of the brighter spots I can take comfort from’이라고 써 보내고 생각해보니 연락이 다시 되는 나머지 몇 사람도 모두 그러했다. 그래서 복사/붙여넣기로 그들에게도 크리스마스 인사를 보냈다. 미안하지만 마음은 같으니 그들도 이해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