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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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아낀답시고 잡글은 안 쓰는데 너무 기억이 생생하고 또 끔찍해서 기록을 남겨 두어야 되겠다. 개꿈 이야기다. 요즘처럼 습기 많고 눅눅한 여름, 해안 마을 같은 곳-속초 가는 길과 비슷한-을 달리다가 점심을 먹으려고 차를 세웠다. 그것 밖에 없어서 들어간 곳이었는데 해물탕인지 칼국수를 파는 곳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람들이 잔뜩 있고 그 한 가운데 뚜껑 안 덮은 ‘다라이’에 뭔가 담아서 끓이고 있는데 보니까 강아지였다. 이미 죽은 강아지가 통째로 몇 마리 잠겨 끓고 있었고, 그 가운데에 살아 있는 강아지 한 마리가 저항도 안 하고 서 있는 것. 황구보다는 좀 더 진한 갈색털의 ‘믹스견’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들어간 걸 전혀 의식 못한채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거나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국물 속의 강아지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큰 소리로 ‘아니 왜 꼭 이렇게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주인인 듯한 아주머니가 모습을 드러내고 ‘다들 좋다고 하니까’라고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돌아 문을 나서자마자 토했다. 그리고 꿈에서 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