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와 냉동실에서 묵은 빵
사진의 빵을 삼등분해서 내가 1/3을 가지고 나머지 2/3를 각각 두 명의 “실무자”에게 보냈다. 원래 4등분하려고 가져온 빵인데 그 사이 3등분만 해도 되도록 상황이 바뀌었다. 더 이상 실무를 하지 않거나 접점이 없어지거나. 하여간 둘이든 셋이든 한꺼번에 접촉할 수 있는 시기를 재느라 빵이 생각보다 오래 냉동실에서 묵었다. 사실 이쯤되면 가져온 의미가 거의 사라지는 셈이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거기에서도 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생각에 나 혼자 폐기처분하지 않고 굳이 내보냈다.
이제 안면이 있는 실무자가 거의 없지만 그마저도 또한 거의 만나지 않는다.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듣고,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거리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때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유사평가자-생산자 또는 생산자-생산자 사이의 거리가 좁다 못해 없다시피한 현재의 상황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적절한 거리를 만들고 지키지 못해 돌아오는 손해는 결국 모두가 뒤집어 쓸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