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부아’와 서울 시내 태국음식점 한줄 평

이 기회를 빌어 그동안 다녔던 태국 음식점 짤막한 총정리:

1. 테이스프 오브 타일랜드: 가장 자주 간다. 종종 쌀국수 익은 정도에 살짝 기복이 있다. 밥에 계란 옵션 시켜봤나? 중국집 볶음밥에서 만나던 그 튀긴 계란이 올라온다),

2. 왕타이: 친절하고 조리 상태 좋으나 정말 너무 달다)

3. 뚝뚝 누들타이: 인기가 많아 이제 오래 기다려야 하니 갈 수 없다. 같은 지하공간에서 누군 먹고, 또 누군 그걸 구경하는 건 양쪽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4. 똠양꿍: 아직 맛의 정리가 덜 되어 기복이 있는 느낌… 본 바탕은 괜찮다.

5. 창수린 : 태국 “가정식?”

6. 까올리 포차나: 좋아하지만 언제나 가고 싶지는 않은 분위기. 성실하지만 손님을 “배려”한듯 다소 얌전한 맛

(밥 좋았는데 비닐은 좀…)

이에 비하면 자니 덤플링 옆의 ‘부아(연꽃)’는 두 가지가 다르다. 첫 번째는 다소 현대적(더 깔끔하게 차려내지만 양이 적다?!)이며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이고, 두 번째는 생생하고 두드러지는 맛의 켜다. 지난 1년 동안 즐겨 먹었지만 사실 나도 태국 음식의 flavor profile이 뭐냐? 고 물으면 잠시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로는 알겠으나 종종 지나친 단맛+향신료의 거세 때문에 잘 먹고 나서도 ‘그래서 이게 태국의 맛이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태국에 가볼때까지 그 물음은 계속 달고 살아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여기에서 먹은 음식은 그 표정만으로 ‘이만큼이면 꽤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서양에서는 짜고 달고 시고 매운데다가 감칠맛까지 한데 모여 폭발적이라는 이유로 태국 음식을 좋아하는데, 단맛은 위에서 늘어놓은 음식점들에 비하면 살짝 빠지는 반면 매운맛과 짠맛, 감칠맛의 표정과 조화가 아주 좋다. 젤라틴과 지방을 머금은 닭 육수나 베이컨으로 멍석 깔고, 그 위에 탄수화물 깔고 단백질 올리고 토마토나 버섯 등으로 감칠맛 더하고 신맛과 향신료 등으로 가벼움 더하고 방점 찍어주는 걸 ‘맛을 켜를 쌓는다(layering the flavor)’라고 하는데, 쏨땀 샐러드나 그린 커리(로티를 곁들이는데 기름에 바삭하게 지진 밀가루다보니 밥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린다)에서 그 켜 하나하나가 중심부터 가장자리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또렷하게 자리잡고 있는 걸 느꼈다. 세미용과 소비뇽 블랑이 섞인 화이트 와인(60,000) 단 한 종류를 내놓는데, ‘매운맛을 덜어주기 위해 좀 더 단맛이 있는게 좋지 않을까’라며 품었던 기우와 달리 음식 전체와 아주 잘 어울렸다. 두 사람이 간다면 요리가 서너접시 필요한데, 거의 대부분 만원대 후반이므로 술값까지 포함 계산이 나온다-이상한 이탈리안에서 이상한 파스타에 와인 마시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다.

모든게 다 좋았던 가운데, 모자라 추가로 시킨 닭고기 생강 볶음은 별로였다. 닭이 지나치게 익은 건 아니지만 부스러졌다. 자주 가고 싶지만 메뉴 선택이 아주 폭넓지 않은 점 또한 아쉽다. 몇 수십 가지 되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저렇게 먹은 네 가지가 전체의 2/3는 될듯.

 by bluexmas | 2014/02/26 15:46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Linked at 뢰스 : 이태원 [부아(Bua.. at 2014/03/30 23:48

… (태국 이산풍 닭튀김+쏨탐+찹쌀밥) 똠얌꿍 만6천원태국식 로띠 1500원똠얌꿍 먹은 후. 레몬그라스와 월계수잎 등의 흔적코코넛 아이스크림 4천원http://killjoys.egloos.com/4858350 [‘부아’와 서울시내 태국음식점 한줄 평]태국음식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양 내륙지방의 다소 단순한 양념의 요리와 달리, 짠 … more

 Commented by 두얼굴의 하프물범 at 2014/02/27 15:32 

답은테이스트오브타일랜드 //? 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4/03/0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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