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굴국 송년회
올해도 통영에 내려가 중앙시장 안쪽의 횟집에서 굴국밥으로 송년회를 치렀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에 내려갔는데 그날따라 휴일이라 문을 닫았더라. 물어보니 케이블카가 쉬는 둘째네째 월요일에는 쉬는집들이 꽤 있다고 한다. 다른 날 쉬고 그때는 여는 근처 다른 식당에서 장어구이를 시켰는데 영 신통치 않았다. 떡볶이 만들면 딱 좋을, 새콤달콤한 양념은 영 아니었다. 가짓수가 너무 많은 반찬도 별로. 그래서 다음날 점심에 다시 도전, 먹고 올라왔다. 대신 죽전에서 집까지 두 시간 반 걸려 총 아홉 시간의 초죽음 귀경의 대가를 치렀다. 국물이 맑아서 인스타그램에는 ‘밥 말기 아까운 국물’이라 표현했지만 조미료미터는 꽤 올라간다. 기억에 작년보다 조금 더 많이 올라갔던 것으로.
어제도 잠을 잘 못잤는데 폭풍 미팅을 두 건이나 치르고 와서 컨디션이 영 나쁘다. 하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결산글은 꼭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이로) 30대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나이 이야기는 새해로 미루고, 일단 오늘은 결산을 하자. 사실 올해의 결산은 아주 쉽다. 책을 냈기 때문이다. 책, 끝. 오랜 숙원 사업이었는데 최소한 올해 안에 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물론 그 뒤로도 계속해서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문제지만. ‘그래, 이건 이제 됐고 다음은 또 무엇이어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생각, 아니 고민을 지울 수가 없다. 1년 가까이 써서 나왔고 기쁨과 뿌듯함에 살았지만 약 3개월 만에 발은 다시 땅을 디디고 있다. 꾸역꾸역 말고 좀 요령있게, 매끄럽게 살고 싶은데 그게 대체 되지 않는다. 내년엔 어떻게 좀 달라질 수 있으려나. 이제 삶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 by bluexmas | 2013/12/31 23:08 | Life | 트랙백 | 덧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