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되는 글

올해도 꾸역꾸역 절차 하나를 치러내고 한 해를 보내게 되었다. ‘돈 안 되는 것 쓰기’다. ‘크하하 어차피 네가 쓰는 거 다 돈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물어볼 얼굴이 수십은 될텐데, ‘별로’ 안 되는 것과 ‘아예’ 안 되는 것은 조금 다르다. 전자라면 못 먹지만 먹을 수는 있고, 후자라면 못 먹어서 굶어죽는다ㅠㅠ 매해 생각도 하기 싫고 몸도 움직이고 싶지 않은 걸 억지로 꾸역꾸역 몰아붙여 뭐라도 써왔는데 올해는 내부 사정이 더 나빴다. 책이 나온지도 두 달이 넘었고 탈고는 그보다 훨씬 더 전에 했음에도 뭔가 전혀 쓰고 싶지 않다. 나를 들여다보고 파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그래서 정말 건너뛰고 싶었으나 그럼 넘기고 후회할 게 뻔해 그냥 거지같은 거라도 짜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정말 그냥 짜냈다. 쭉쭉 나오기라도 하면 그나마 보람찰텐데 참으로 찔끔찔끔 나와 스스로에게도 민망했다.

이 짓거리도 2005년쯤부터 했으니 이제 꽤 모였지만 사실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어차피 로또보다 더 확률이 적으니 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면 보배’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결국 구슬 나름 아니겠나. 다만 매년 안되면 다시 들여다보지 않고 어떻게든 새로운 걸 쓰는 시스템이므로 뭐 그냥 자가학습이라도 하는 셈 치기로 했다. 뭐 그렇다고 기분이 나아지느냐면 그건 또 아니고… 이것도 꼴에 뭐라고 보내놓고 정신 없는게 좀 짜증난다.

 by bluexmas | 2013/12/11 01:01 | Life | 트랙백 | 덧글(7)

 Commented by 애쉬 at 2013/12/11 01:17 

8년째 담가온 묵은 장독에선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해집니다

기다릴께요 ^-^ 그냥 기다리다 말지라도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12/31 00:20

장도 자꾸 뒤적거리면 썩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애쉬 at 2013/12/31 01:45

못 먹으면 부패, 맛나게 먹으면 발효…..뭐 식품이란게 그런거잖아요^^

정성을 다하셨으니 맛날겁니다. 향기는 좀 지독할지도 몰라도

 Commented at 2013/12/1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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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12/3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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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12/1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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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12/3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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