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5일차 Tout Sweet- 질감과 향의 못미더움
샌프란시스코 중심인 유니언 스퀘어 바로 맞은편 메이시스 백화점에는 <탑 셰프-저스트 디저트>의 시즌 1 우승자 이이트 퓨라(Yigit Pura)의 디저트 카페 ‘Tout Sweet’가 있다. 이름이 이렇지만 손님을 의식했는지 샐러드도 판다.
이젠 TV에 셰프가 나오는 것 자체도 어찌보면 지겹고, 또 그러한 출연 자체가 질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름값이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여기에서 먹은 디저트들은 그런 수준은 아니었다. 생긴 것만 놓고 보자면 완성도는 높은 축에 속했고 가격도 4.5달러 정도로 적절했다. 하지만 떨어지는 디테일만은 피할 수가 없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질감. 베린과 프티 가토(이름하여 ‘5th Element’) 둘 모두 ‘몸체’를 이루는 무스 종류가 꽤 밀도 높고 뻑뻑했다. 타피오카 알갱이를 쓴 베린은 날계란에 비빈 밥이나 쌀푸딩 수준이었고, ‘제 5원소’의 무스는 젤라틴의 힘을 꽤 빌린듯 단단했다. 그래서 둘 다 반쯤 먹으면 지친다. 다른 디저트의 마카롱 두 개는 질겼고, 마쉬멜로우도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었다.
디테일의 부재는 향에서도 두드러진다. 계피, 생강, 레몬그라스, 참깨 등 서양인의 시각에서라면 이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향이며 맛을 차별적인 요소로 쓰는데 생각보다 약해 느끼기가 어렵다. 디저트는 원래 달아야하는 것이 절대 맞는데 너무 단맛을 내는데만 치중해 묻힌 느낌이다. 컨셉트는 좋은데 역시 조리에서 완성되지 못한듯. 100점 맞는 학생이 옆에 70점 맞는 학생을 앉혀놓고 답을 불러주며 적으라고 해서 75점을 받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75점이면 다행인데다가 유니언 스퀘어 한 가운데니 걷다 다리 아픈 관광객이 한 번 정도 들러볼만한 곳은 된다. 옐프를 뒤져보니 별 두 개 준 사람도 있던데 그건 좀 가혹한 것 같고, 한 세 개 반 정도면 적당하겠다. 앗 그럼 75점이 안되나…
# by bluexmas | 2013/11/10 16:45 | Taste | 트랙백 | 덧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