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rkland Signature Speyside Single Malt 20년-“가성비”에 대한 고민

두고 마시던 탈리스커 10년이 떨어져 코스트코에 간 김에 글렌피딕 15년을 사려했으나… 바로 옆의 이 스페이사이드 18년과 20년과 발견하고는 호기심을 못 이겨 집어왔다(각각 7만, 9만원대). 그리고 거기까지. 절반 가까이 마셨는데 매력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세븐브로이와 마찬가지로, 이 술은 사람을 고민하게 만든다. 왜 다른 많은 동종의 위스키를 놓아두고 이걸 골라야 하는가? 고민 끝에 ‘없다’라는 답을 내렸다. 최후의 보루는 ‘이 가격에 20년 숙성의 술이 어떤 것인가 맛이라도 볼 수 있으니까?’인데, 그 또한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다. 첫 번째로, ‘오랜 숙성=높은 가치’는 맞지만 그 가치가 반드시 맛은 아니다. 30년, 더 나아가 50년 묵은 술은 당연히 비싸지만 반드시 세월을 견뎌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두 번째로, 이 술은 정말 20년 정도 숙성시켰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앞에서 셰리가 치고 사라진 다음 별 여운이 없는 인상을 비롯, 전반적으로 헐렁하다. 잘 만든 음식과 술의 미덕은 결국 짜임새와 균형인데 둘 다 맛보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작년에 마신 글렌드로낙 18년 정도와 비교해도 이 술은 꽤 떨어진다. 비슷하게 숙성시킨 것들의 절반 가격이지만 그에 근접하는 숙성의 느낌을 전해주지 못하므로 거기까지가 한계다.

커크랜드 상표를 달고 있는 술이 그렇듯 호기심에 한 번 마셔볼 정도는 된다. 하지만 이 술이 싱글몰트랄지, 20년 숙성 등의 가치를 대변하는 역할은 하기 어려워 보인다. 완성도를 지녔을때 비로소 취향 이야기가 가능하므로 꺼내자면, 59,000원에 탈리스커 10년을 사다놓고 부지런히 마시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다. 돈이 많아 콜렉션을 꾸미는 사람이라면 그런대로 필요 없고, 그건 아니라 그냥 예산 닿는 대로 한두 병 두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또 그런대로 필요 없는 술이다.

 by bluexmas | 2013/07/27 13:40 | Tast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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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7/2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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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7/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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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7/29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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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8/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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