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쌍동이 아이스크림-소극적인 카라멜맛

“캐러멜”이 무엇인가. 설탕을 타기 직전까지 끓인 것이다. 불에 올려 녹으면 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젓지 않고 끓인다. 여기에 크림을 섞고 소금을 더하면 적당히 쓰고 달고 짭짤하기까지 한 아이스크림의 베이스가 된다. 여기에 공기를 불어넣어 얼리면 당연히 쓰고 달고 짭짤한 아이스크림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유기농 재료로만 만들었다는 <세 쌍동이 아이스크림>은 쓰지도 달지도 짜지도 않았다. 세 가지 맛 모두가 중심부에 모여서 어중간하게 멈춘 느낌. 각각을 점으로 삼았을때 그리는 삼각형이 꽤 작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아마 카라멜이라고 생각 못할 확률도 높다.

역시 아이스크림은 건강식이 아닐 수 밖에 없다는 전제 아래 이야기하자면, 이 아이스크림에 유기농 딱지를 붙이기 위해 넣은 재료는 맛에 큰 공헌을 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꽤 텁텁하다. 사탕수수액도 그렇지만 안정제 따위를 넣지 않는다며 증점제 대신 넣은 유기농 타피오카 시럽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허울 좋은 유기농일 뿐이지 타피오카 시럽이나 옥수수 전분 등의 역할은 크게 다를게 없다. 이런 식으로 핵심을 비껴가는 접근이 gimmick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류의 아이스크림에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신세계 지하 식품 매장에서 파는데, 그냥 옆의 하겐다즈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게 뭐 그리 뛰어나겠느냐만서도.

 by bluexmas | 2013/07/27 02:21 | Taste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