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계피 말이 식빵
거 참 이상한 일이다. ‘시나몬 스월 브레드(Cinnamon Swirl Bread)’라고 부르면 있어보이고(또는 자연스럽고), ‘계피 말이 식빵’이라 부르면 뭔가 어색하다. 물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부터 ‘트렌드’며 ‘옵션’,’버전’ 등을 문어체, 즉 글에까지 쓰는 게 자연스러워졌나?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각설하고, 게으르고 귀찮은 가운데 ‘어머, 저건 당장 만들어봐야 돼!’라며 의욕을 불어넣는 것들이 종종 나온다. 이 빵이 그랬다. 계피도 좋지만 다른 말이 빵들과 달리 반죽을 둘로 나눠, 자른 면이 위로 가도록 돌린 다음 합쳐 마는 걸 보고는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첫 시도였지만 바로 레시피에 변화를 좀 주었다. 요즘 흰 빵을 먹지 않으므로 통밀을 50% 섞었다. 그 정도의 비율이라면 ‘소커’를 만들어 밀가루를 미리 불려야 하는데, 물 비율을 잘못 맞춰 아예 통밀 스폰지를 만들었다. 가난한 브리오슈와 비슷한 수준으로 버터를 쓰기 때문에 사실 미리 스폰지를 만드는 건 큰 의미가 없다. 한편 원래 레시피의 건포도 양을 반으로 나눠, 시나몬 롤에 빠지지 않는 피칸을 섞었다.
반죽을 펴서 마는 등, 아마추어에게는 다소 복잡한 레시피이므로 미리 예습.
이렇게 반으로 가른 다음 땋는다.
그렇게 힘이 좋다고 할 수 없는데 통밀을 50% 섞었더니 더더욱 쳐져, 하나는 모양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진짜 계피-물론 그것도 정확하게 말하면 진짜는 아니지만. 계피의 세계가 좀 복잡하다-를 갈아서 넣었더니 향도 좋고 버터와 계란 등등이 범벅된 반죽이다 보니 맛도… 결국 하루 세 끼를 이 빵으로 때우는 절제가 도저히 불가해 당분간은 굽지 않기로 했다. 그 하이라이트가 바로 아래 사진의 크림치즈 프렌치토스트. 두 장 사이에 크림치즈를 발라 커스터드를 묻혀 구운 다음 오렌지시럽에 찍어 먹는다. 체중 증가를 목표로 하는데 여느 방법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이 빵을 하루 세 끼 장복할 것을 권한다. 분명 효과 볼 듯.
# by bluexmas | 2013/07/25 09:21 | Taste | 트랙백 | 덧글(14)
것보다 저거 진짜 칼로리의 폭탄이군요. 거기에 계피까지 들어갔으니 매우 잘먹어질테고…. 진짜 다이어트의 최대 적일듯합니다.
비공개 덧글입니다.
크림치즈 프렌치토스트는 사진만으로도 달콤함이 몽실몽실 느껴지네요. 정말 피할수 없는 유혹일 것 같습니다. 사과 조림과 같이 먹어도 맛있겠어요!
모양이 이쁩니다 조금 글레이즈가 올라가면 더 납득이 갈 모양새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