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도취의 돼지불고기
물론 내가 만들어 놓고 ‘우와 맛있다!’며 자아도취에 빠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주인공은 고기를 판 동네 마트 정육코너 사장님. 불고기하게 다릿살을 한 근만 달라고 그랬더니 썰면서’야, 맛있겠다~’를 연발, 분명 한 근이 넘어 보이는데도 칼질을 멈추지 않았다. 달아보니 750g. 언제나 거의 정확히 달아줘서 ‘마트나 백화점 가면 일부러 많이 얹는 것 같는 느낌도 받는데 정확하시네요’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지라 무려 25%나 넘긴데 놀랐지만 스스로 파는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 덜어달라는 이야기 안하고 그냥 다 집어 왔다. 그래봐야 한 근에 6,000원대. 삽겹살에 비하면 훨씬 싸서 별 부담이 없었다.
요즘은 그 인식이 많이 바뀐 것도 같은데, 고기를 양념에 오래 재워두는 게 딱히 좋지는 않다. 절임이라는게 어차피 표면에만 영향을 미치니 맛이 속까지 깊이 스며들지도 않고, 산에 의해 단백질이 분해되어 식감이 이상해진다. 특히 연육효소가 있는 파인애플 같은데 재우면 고기가 아예 너덜너덜해지는 경우도 있으니 30분 이상 안 재워두는게 좋다. 또한 볶거나 구울때는 굳이 채소-대개 양파?-까지 한꺼번에 익힐 필요가 없다. 다른 재료이니 익는 비율이 다르고, 팬을 너무 가득 채우면 재료에서 나오는 김 때문에 궁극적으로 재료를 찌는 셈. 그래서 팬을 완전히 채우지 않을만큼만 익히고 채소는 따로 볶은 뒤 마지막에 한데 합쳐 잠깐 마무리한다.
*진짜 많았는데 아저씨 좀 가져다 드릴 걸 그랬나…
# by bluexmas | 2013/07/19 01:32 | Taste | 트랙백 | 덧글(8)
고기 속까지 양념을 베게하는 건 ‘재우기’가 아니라 럽을 이용해야할까요? 아니면 주사기로 큐어링?
조리법과 모양새를 보면….불고기에서 사천의 회과육(호이꿔로)으로 가고 있는 미싱링크 처럼 보입니다^^
덩이째 삶은 고기를 채소와 양념을 넣어 볶아 마무리한다….의외로 잘 정리된 요리법인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