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서울시민들을 위한 맞춤 지옥 3종 세트
1. 안양천이 불어나 출입이 통제된 줄도 모르고, 잠깐 비가 그친 사이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좌절했다. 물이 강가로 내려가는 비탈길까지 차 있었는데, 거기에서 얼씨구나 좋다고 낚시를 하는 서민님들이 계셨다. 평소라면 강둑으로 귀찮게 내려가야 하는데 물이 그만큼 올라와줬으니 얼마다 편하시겠어. 그 흙탕물에 고기가 잡히는지, 또 그렇게 잡힌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만.
하여간 이런 분들께는 낚시 지옥이 딱이다. 이승에서 실컷 낚았으니 저승에서는 낚일 차례. 구덩이에 똥물 반, 고기 아니 사람 반으로 채워놓고 천국행 열쇠를 미끼로 악마들이 잡아 올리는 거다. 각자 접이 의자 옆에 바구니를 하나씩 놓고 물을 자작하게 담은 다음 그날 잡은 불쌍한 영혼들을 합계해서 이긴 악마한테 맥주를 사는 내기 시스템도 도입한다. 물론 그날 잡은 영혼들은 당직 악마만 남고 퇴근할때 전부 다시 구덩이에 풀어놓고 다음날 또 낚는다.
2. 우체국에 가는데 좁은 인도-원래 좁은데 완전 쇼핑 아케이드화 되어 더욱 좁다. 박달나무 도마, 수석, 쓰레빠, 식도, 감자떡, 옥수수, 수타면까지 살 수 있다. 암, 염창동이 이렇게 좋다-에서 바로 앞에 걷고 있는 젊은이가 갑자기 장우산을 옆구리에 척 끼더니(간신히 피했다) 담배를 꺼내 불을 붙여 연기를 후우우우우욱 뿜어냈다. 함부로 다루는 장우산과 길빵 간접 흡연, 장마로 원래 구린 날씨에 정말 최악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젊은이라면 유황불지옥을 권한다. 물론 보통의 불구덩이와는 다르다. 유황불로 담배를 피워서 연기를 들여마신다. 오전, 오후 각 한 번씩 악마들이 길고 꼭지가 아주 뾰족한 장우산을 들고 나와 눈알을 꿰어 옆 구덩이로 옮긴다. 구덩이가 1~10번까지 있다면 1->2, 2->3과 같은 식으로 하나씩 밀리는 방식 오케이? 어디 그쯤 되어도 우산 그 따위로 생각없이 휘두르는게 즐거울지 보고 싶다. 길빵은 물론 말할 필요도 없고. 그제 나가서 세 시간 돌아다니는 동안 대체 몇 마리의 미친 우산과 맞닥뜨렸는지 셀 수조차 없었다.
3. 신촌에서 6712를 탔는데 앞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창문을 아주 활짝 열어놓았다. 밀면 떨어질 정도로 활짝.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놓았으니 에너지 낭비이기도 하지만 습한 공기가 계속 들어오는게 너무 짜증났다. 그래서 ‘에어컨 틀어놓았으니 창문 좀 닫아주시라’고 말했더니 반만 닫은채로 염창동까지 왔다. 이 무슨 생각없음인가.
이 분을 위한 지옥은 생각을 금방 못했는데, 간단히 습도 100%라 하룻밤만 있어도 손발이 불어터지는 한증막 지옥 같은데가 좋을 듯. 온 몸의 껍질이 완벽하게 불어터지면 2번 같은데서 새 살이 돋아날때까지 말린 다음 다시 원대복귀.
# by bluexmas | 2013/07/18 06:27 | Life | 트랙백 | 덧글(20)
업그레이드 된 살수들은 기체화 된 암기를 훅훅 뿜는데…과연 주인공은 무사히 집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지하철, 버스 등 기존 스테이지에 추가된 미친 몹들을 확인하세요
Xbox, Playstation 동시 출시 (특정 국가 지역한정)
겨울철 춥다고 히터를 최대로 트는 기사 아저씨들이 계신데…이거 상황에 따라서는 그야말로 지옥도 연출하기 딱 좋습니다. (옛날 대관령 아흔아홉구비 돌아 설악산 놀러간 적이 있는데 날씨 추우니 나름 배려하신다고 아저씨가 히터를 만빵 틀어놓으셨…그런데 그 아흔아홉구비에서 빙글빙글 도는데 머리까지 스팀이 팍 차니…일행중 정말 비위좋기로 소문난 분까지 멀미를 아주 제대로 하셨습지요…)
공공건물처럼 차량 내부도 에어컨 온도를 적당히 맞춰줬음 좋겠습니다. 남의 차 얻어탈때 그분 입장에서 나름 배려한다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주셨는데…그랬다 하면 여름 감기 직빵으로 걸리는 체질이라서 고생이 심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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