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ist Cuisine>의 사진 촬영 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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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 종결자, Modernist Cuisine

아이디처럼 뭔가 보탤 건덕지가 없는 글을 올려주시는지라 늘 열독만 하는데 마침 <Modernist Cuisine>의 사진에 대해 언급하셨길래 몇 자 보탠다. 총 여섯 권(요리책+주방용 레시피 모음집)의 <Modernist Cuisine>에는 전부 서른 여섯 장의 단면 사진이 담겨 있다. 유튜브에서도 부분부분 이 사진에 대해 언급하는 동영상이 있지만(맨 위의 것처럼), 가장 자세한 정보는 이 동영상에 담겨있다. 책과 함께 참고하면, 이런 단면 사진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찍었다고 한다(동영상에서는 21분 언저리부터 설명이 나온다).

1. 수압 절단기로 필요한 기구의 단면을 자른다.

2. 거의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 조리를 하고 그 장면을 담는다. 웍에 볶는 것 또한 절반으로 자른 웍에 직접 조리하는 장면을 아주 빠른 셔텨 속도로 잡았다고 한다.

3. 그게 불가능한 경우에는 약간의 꼼수를 쓴다. 질소 충전 사이폰 같은 경우는 단면을 자른 뒤 파이렉스 유리를 붙이고 실리콘으로 밀폐시킨 다음, 사진을 찍고 컴퓨터로 처리해 흔적을 지웠다. 튀김과정의 단면 사진 또한 이런 식으로 찍었는데 두 번이나 유리를 태우거나 깨먹었다고.

4. 빠른 셔터 속도로도 잡을 수 없는 요소의 경우에도 컴퓨터의 힘을 빌었다고 밝히고 있다. 마침 글의 머리에 ‘CG는 아니다’라고 밝힌 햄버거 그릴이 좋은 예다. 동영상 25분쯤의 설명에 의하면, 고기에서 기름이 떨어져 불꽃과 연기가 솟아 오르는 그릴 구이의 정수(‘flare-up’이라 일컫는)는 한 장으로 해결할 수가 없어 따로 찍은 다음 포토샵으로 합성했음을 밝히고 있다.

유튜브의 동영상만 검색해도 하루 종일 볼 거리가 있을 정돈데, 내가 ‘양덕의 왕’이라고 일컫는 네이단 미어볼드의 원동력은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어린이 같은 호기심이라고 본다. 원래 지미 키멜에 나와서 액체질소 햄버거를 만드는 영상이 그런 측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데 검색에 안 걸린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 요리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표정이 정말 신나서 죽겠다는 어린애 같다는 느낌을 늘 받는다. 버섯 퓨레와 계란으로 줄무늬를 넣은 오믈렛. TED 영상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영화 <콘택트>에 나오는 돈 대주는 부자가 아마 자기였을 거라고.

 by bluexmas | 2013/06/23 14:31 | Taste | 트랙백 | 덧글(8)

 Commented by 애쉬 at 2013/06/23 18:13 

이런 영상이 있었군요^^

소개 감사합니다. ㅎ 아주 궁금했어요 ㅎㅎㅎ

자 그럼 감상하러…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7/02 15:58

찾아보시면 영상 많습니다.

 Commented by Hausman at 2013/06/23 20:03 

와우…. 진짜 멋있네요. 노력도 대단하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7/02 15:58

네 돈을 제대로 쓰는 사람이라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별일없이산다 at 2013/06/24 09:26 

저번에 올려주신 것 보고 여섯 권짜리는 안되겠고 언젠가 Modernist Cuisine at Home은 사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여기도 단면 사진이 있네요. 갖고싶다…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7/02 15:58

네 가정용 정도 가지고 계시면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사실 따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밥과술 at 2013/06/24 12:52 

핑백해서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아는 사람중에 마이어볼드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어 그러려니 했는데 이사람은 미어볼드가 맞는 표기인것 같군요. 우선 바쁜대로 그것만 수정하였습니다.

소개해주신 동영상도 재밌을것 같네요. 아껴뒀다가 시간날때 다시와서 보겠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7/02 15:59

제가 원칙을 깨고 굳이 트랙백까지 해서 글 쓴 이유를 모르시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