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묘연한 행방
모 사이트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다음날인가 우체국 택배 기사로부터 배달 예정이라는 문자가 왔길래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주말이 흘러갔다. 어제 쇼핑몰에서 전화를 해서는 실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택배가 갔고 배달을 시도했는데 아파트 경비인지 누군지(이조차도 확실하지 않다)가 ‘그 집 이사갔다’며 광화문인지 어디의 주소를 손으로 써줘 그리로 다시 배달을 갔다는 것. 거기에 사는 사람이 그쪽으로 전화를 걸어줘 알았다고 한다.
아, 정리해서 써놓고도 너무 말이 안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1. 이사를 갔다고 말한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2. 처음 주문이 아니다. 따라서 웹사이트 돌아가는 걸 몰라서 주소 변경 같은 걸 안 했을리 없다.
3. 이 동네 오는 집배원이 있는데, 사이트에서 통화했다는 이름은 그가 아니었다.
4.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손으로 써준 주소를 믿을거면, 왜 그 전에 전화 한 통 나에게 해서 확인 못할까?
이건 정말 총체적 난국에 가까운 미스테리로서, 거의 미국 수준의 택배 사고. 미국에선 정말 우체국이나 택배나 아주 말도 안되는 사고가 많이 벌어지는데, 예를 들어 금요일에 ‘배달 시도했으나 안 계셔서 딱지 붙이고 가니 와서 찾아가시압’이라고 통보했길래 그거 들고 부러 꾸역꾸역 찾으러 가면 ‘어 미안, 배달 나갔는데?!’ 다시 꾸역꾸역 돌아가서 우체부를 잡아 받으면 다행, 아니면 똑같은 딱지 또 붙여놓고 월요일에 배달.
하여간 집에 커피 떨어졌다. 왜 고통의 이유는 이다지도 납득하기 어려운가.
# by bluexmas | 2013/06/11 10:40 | Life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Linked at The Note of Thir.. at 2013/06/12 01:11
… 커피의 묘연한 행방 아무래도 그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되겠길래 전화를 걸었다. 오늘 배송도 해준다고 그랬으니 그쪽에서 확인차라도 전화 거는게 맞다는 생각도 들었다.&nbs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