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으로 한 사흘을 꼼짝하지 못했다. 웬만해서 끼니를 거르지 않는데 만 하루 동안 정말 밥도 먹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굶었다. 지난 4년간 쌓아온 좌절 같은게 한꺼번에 터지는, 아니면 계속해서 길을 찾는데 막다른 골목만 나오다 나오다 못해 그냥 주저 앉아버리고 싶은 느낌이랄까.
뭐 그러했다. 토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좀 정신을 차리고 주섬주섬 홍대로 나가 별 볼일 없는 중국음식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다시 일상의 세계로 돌아왔다. 누구, 혹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어찌 보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모든 좌절과 무력감은 결국 1소점 투시도처럼 한 점으로 수렴한다. 거기에는 항상 내가 서 있다. 종종 점을 분산시키거나 다른 이를 세워놓으려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돌아간다.
# by bluexmas | 2013/05/13 00:57 | Life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