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 여느해와 다름 없이 올해도 이맘때, 생일 전후로 허덕거린다. 확실한 물증은 없는데 황사나 기타 등등으로 인한 알러지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냥 이렇게 사는 삶에 대한 알러지라고 말하면… 안되겠지?
2. 우연히 Ride의 <Going Blank Again> 앨범이 20주년 기념으로 재발매되며 Live at Brixton Academy 공연 DVD까지 끼워준다는 소식을 들었다. 벌써 1년전 이야기라는데 모르고 있었다.
2-1. 우연히 뒤지다가 Postal Service의 앨범도 10주년 기념 새로 찍어 신곡 두 곡을 넣었다고…
3. 혹시 이 영화 보신 분. 남녀 모두 내가 아는 분위기 안쪽에서는 미국사람 같은 분위기가 안 풍겨 놀랐는데, 작가 감독 겸 배우인 남자는 머틀 비치 출신이라고 해서 놀랐다. 남부에서 저런 분위기의 사람이… (stereotyping하고 있나?;;)
4. 이비인후과에 가려고 검색해보니 집 앞 아파트 상가의, 예전에 가본적 있던 의원이 이비인후과도 본다는 걸 알았다. 마감 전에 우체국에 가야만 했으므로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들어가서 ‘얼마나 기다려야 되느냐’고 물었다. ‘네 명이 기다리고 있다’며 그냥 앉아서 기다리라고만 대답했다. 그냥 나왔다.
4-1. 그리고 찾아간 등촌역 근처 이비인후과는 의사가 왕십리대 출신이라고 붙여 놓았길래 ‘아 선생님 왕십리대 나오셨어요? 저도 거기 출신인데 뿌잉뿌잉(‘ㅠ’)’이라고 말붙였다가 반응이 시큰둥해서 엄청나게 민망했다. 진료비 깎아달라는 심산은 아니었는데…
5. 요즘 제일 짜증나는 이분법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악마, 동네 빵집 재래 시장 등등=서민 넘치는 온정’ 모 여대 뒷문에 있는 빵집 옆옆 집에 프랜차이즈 빵집 들어왔다고 사람들이 난리 쳤을때, 정작 그 사람들은 그 가게가 있는 건물 자체의 주인이고 프랜차이즈 빵집 낸 사람들은 퇴직금 2억 들이부은 거라는 내용은 (내가 찾아본 바로) 매체 딱 한 군데에서만 다뤘다. ABC 뉴욕제과 없어진다고 추억의 약속 장소가 없어지고 대기업 매장 들어온다고 난리들 쳤었지? 사실은 그 건물주가 빵집도 같이 했는데 차라리 임대주는게 수익이 더 난다고 없애버렸단다. 하긴 거기 빵 사러 들어가면 맛도 없어보이지만 ‘스터디는 다른데 가서 하라’고 붙여놓았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간만 차지하고 앉아 있었을까? 또 그런 부류들이 없어진다면 저 이분법 붙여가며 가장 먼저 발끈할 듯?
5-1. 그런데 왜, 정말 왜 다들 뭔가 하다가 안되면 음식점이나 카페를 차리려 들까? 심지어 이전에 관심도 전혀 없던 사람이? 음식 장사가 그렇게 쉬워보이나? 나는 절대 그렇게 볼 수가 없는데… 정말 관심 많고 좋아해서 진지하게 차려도 지칠 수 있는게 음식 장사라고 생각한다. 재개발하는지 모르고 세들었다가 철거 명령인가를 받았다는 카페도 그렇고 다들 ‘이 돈을 다 들여서 차렸는데’라는데 초점을 맞추지만 왜 그게 진짜 음식이어야만 하는지부터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닐까? 커피를 모르는 사람이, 원래 관심이 없던 사람이 몇 달 벼락치기해서 카페 차리고 그걸로 돈 벌기를 바래도 되나?
6. ‘재래시장 가면 조금 불편하고 많이 행복하다’ 어쩌구 하는 말도 안되는 홍보문구가 요즘 널렸던데, 내 경험상 재래시장 가면 많이 불편하고 그보다 더 많이 불행하다. 뭐든지 감성/정적으로 해결하려는 이 온정주의의 시궁창 같은 분위기 싫다.
7. 5.6과 연계해서 광장시장에서 먹은 떡볶이와 순대에 대한 불만 글의 링크가 돌아다니던데, 사람들이 더 많이 불평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것도 일종의 자업자득이다. 계속 가서 먹어주니까 그렇게 판다.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져가지만 선택은 사실 말도 안되게 단순해진다. 먹을게 없다. 너무 많은 곳에서 너무 많은게 나오지만 아무 것도 아니다. 다 똑같다.
# by bluexmas | 2013/03/28 02:12 | Life | 트랙백 | 덧글(8)
광장시장은 띄워주니까 지저분하고 비싼 괴물이 되버린 듯 합니다~
다만 옆에서 보니 망한뒤 내밀던 지금 내밀던 도움의 손길은 필요해보이더군요. 단순히 이용해주는게 도움이 아니라 갈아 엎어도 일어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