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오후에 잠시 집을 나섰다. 보다 더 자주 밖에 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일은 웬만하면 집에서 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 계속 쳐박혀만 있는데, 일은 일대로 진척이 썩 잘 되지 않고 기분은 또 기분대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노트북을 싸들고 밖에 나가야 되나 생각도 하지만, 아무래도 지금 하는 일은 그래서 될 것 같지가 않다. 이래저래 중간이 없다. 균형이란 것, 진작에 포기하고는 살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더 기울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래도 일만 놓고 보면 이번 주는 상황이 아주 나쁘지 않다. 문장 하나, 심지어 단어 하나에 의심을 품을 때가 있다. 미쳐버린다.

마트에 수저를 사러 갔다. 젓가락은 오래 쓰면 휘어진다. 많은 물건들에 사각지대가 있다. 돈을 좀 들여도 좋은 걸 살 수 없는 경우다. 대부분의 경우 좋은 숟가락이란 장식이 화려하거나 관리하고 싶지 않고 무거운 은이다. 또 “모던”한 디자인을 표방하는 것들은 ‘less is more’가 아니고 ‘less is less’ 수준이라 선뜻 손이 안간다. 뭐 그냥 좋은 물건이 없거나, 내가 돈 없는 주제에 지독하게 까다로운 인간일 수도 있다. 그리고 후자라는 생각을 아무래도 지울 수 없다. 이마트에서 정말 아무 장식이 없고 가장 싼 수저 몇 벌을 일단 샀는데, 이게 웃겼던 건 같이 붙어 있는 자연주의 매장에서 완전히 똑같으나 다른 회사에서 만든 걸 파는데 숟가락은 개당 200원이 더 비쌌다.

크림치즈를 사러 코스트코에 갔는데 오는 택시 안에서 온갖 쓸데없는 건 잔뜩 사고 정작 크림치즈는 안 샀다는 걸 알았다. 마트 등에서 파는, 용기에 담긴 크림치즈는 발라먹기 편하라고 증점제 등을 넣어 내 용도에는 맞지 않는다. 택시가 정말 난폭하게 달려서 100km쯤 밟는 줄 알았는데 70도 안 넘기고 있었다. 택시=대중교통? 죽지 못해 타는데 타고 있다가 혹은 타고 나면 죽을 것 같다ㅋ

 by bluexmas | 2013/01/25 00:24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13/01/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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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1/2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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