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있는 음식에 대처하는 식당의 요령

지난 일요일, 파주에서 장어를 먹었는데 반찬이 깔리자마자 집어먹은 물미역무침에서 고무밴드가 나왔다. 묶어서 팔때 쓰던게 들어간 모양. 일하는 분을 불러 이야기를 하자 굉장히 미안해하면서 아예 다른 반찬을 가져다주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는터라 일단은 그것만으로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추가조치’는 없었다. 계산을 하면서 주인인듯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모르더라. 하긴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야 자기들 실수일테니 주인이 알기를 원하지 않겠지만… 주인도 미안하다며 ‘음료수라도 서비스로 드릴까요?’라고 물어봤지만 이미 밥을 다 먹었으니 필요할리 없었다.

원래 그래서는 안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그 다음에 어떻게 대체하느냐인데… 나는 이런 경우 식당들이 서비스 매뉴얼 같은 걸 갖추고 그를 바탕으로 원칙적이고 공식적인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상이라고 해서 내가 부자되는 수준도 아니고, 음식값의 10% 수준이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 식당에서 대개 두당 35,000원 안팎으로 나오니 1인당 3,500원, 두 사람이면 만 원도 안되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핵심은 공식적인 방침을 정해놓고 그에 따라 대처한다는 것이다. 식당 입장에서도 손해는 보고 싶지 않겠지만 사실 손님은 이미 손해를 보았다. 여기에 외국 예를 들먹이면 나도 좀 기분이 좋지 않은데, 반찬이 없는 외국의 경우 요리의 간이 지나치게 안 맞는다거나, 파스타를 너무 오래 삶아 흐물거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조리가 잘못된 경우 이야기하면 별 의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 음식값을 받지 않는다. 물론 그걸 악용하는 사람이 적고,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경우라면 그만큼 팁을 더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렇겠지만, 우리도 그 정도 수준은 충분히 되지 않나?

 by bluexmas | 2013/01/03 12:09 | Taste | 트랙백 | 덧글(11)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13/01/03 12:34 

오늘 모처에서본 크리스마스 레스토랑 예약 노쇼율 40%(2시간전 컨펌)을 읽고서는

우리나라는 장사하는 사람이나 손님이나 그저 그런 상식없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생각이…

 Commented by 동굴아저씨 at 2013/01/03 13:21 

전 밥 먹다가 요리에서 비닐이 나왔는데 아무말 않고 계산하고 나서 비닐이 나왔다고 말하고

반응을 봤습니다.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군요.

사과 안했으면?

그때는 전쟁.

 Commented at 2013/01/03 14: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3/01/03 15: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3/01/03 17: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죽음에데스 at 2013/01/03 17:55 

저는 최근에 보리밥집에서 녹두전을 먹다가 안에서 부러질 칼날이 나왔어요. 믹서기에서 나온듯한데 그걸 일행이 입에 넣고 씹었다가 뱉었거든요. 다치진 않았는데 워낙 심각한 재료라서 종업원 불렀더니 조개껍질이라고 발뺌하대요. 주인이 그걸 들은 뒤에 한 달음에 자리로 오더니 계속 죄송하다고 하더라구요. 이미 찜찜해서 남은 전 못먹겠다고 치워달라고 하니까 그럼 코다리 어떠시냐고 해서.. 12,000원짜리 코다리 한 접시를 그냥 주시더군요. 계산하면서 나갈때까지 죄송하다고 사과 받고, 자기 집은 코다리 잘하니까 다음에 와서 먹으라고 계속 말씀 하시더군요. 굉장히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주인 입장에서는 현명하게 잘 넘어간거겠죠?; 말씀하신 대로 아예 보상이 정해져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는 그냥 특수한 사례같고..

 Commented by 라이프란츠 at 2013/01/03 18:38 

음 저는 피자 체인점에서 자몽에이드를 시켰는데 저랑 제 일행의 머리카락일리 없는 짧은 머리카락이 얼음에 박혀 나와서 종업원 불러다 살짝 말했더니 너무 죄송하다며 음료 다른걸로 주고 계산할 때 20% 할인해주고 죄송하다 하더라고요. 계산 직원이랑 홀 직원이랑 다른 사람이었는데도 전달에 사과도 잘 이루어지고 해서 오히려 제가 더 미안해질 지경이었습니다..;;

보통 체인 큰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경우는 이런 시스템이 잘 갖춰진것 같아요. 뭐 지점마다 케바케일수도 있겠지만요.

 Commented by Sakiel at 2013/01/03 18:48 

저희집은 예전에 삼겹살 먹으러 갔다가 그..초무침이라고 하나요? 경상도에선 재래기라고 하는지라 -_- 여튼 거기서 배추벌레가 나와서 식겁한 적이 있었죠.

그때 사장님 대처가 잊혀지질 않는데 진짜 그때부터 집에 갈때까지 신경써주고 한사코 돈도 안 받으려 하시고[물론 드렸지만] 심지어 다음에 갔을때도 기억하고 잘해주는 분이었는데 음…

이런 작은 이미지 하나하나가 좋은 인상을 만드는 걸텐데 말이죠. 먹는 거 라도 실수야 할 수 있는 거니까요.

 Commented by renaine at 2013/01/03 22:29 

이번에 한국 갔을 때 모 평양냉면 집에 갔는데 면이 떡져서 나오더라고요. 같이 간 일행 건 멀쩡했는데 클레임 거니까 평양 냉면이 원래 그런 거라며 우기던데요-_- 결국 바꿔 주긴 했는데 가져다 주면서 ‘다시 해다 드렸어요’ 하고 생색…. 먹는 내내 기분이 별로였어요.

일본에서는 졸업식 시간 맞추려고 카페에 갔는데 동생 카레라이스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어요. 다행히 날카로운 건 아니고 믹서 뚜껑 깨진 것 같다고 하던데, 서버 주방장 주인 다 나와서 사과하고 음식값은 끝내 안 받더라고요. 제가 졸업식의상 차려 입고 있던 터라 좋은 날에 이런 일 당하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실수는 할 수 있는데 대처가 중요하죠.

 Commented at 2013/01/04 00: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weeTHEart at 2013/01/04 13:19 

잘못을 인정(사과)하고, 책임(일종의 보상)질 줄 아는

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쉽더리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