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점심의 삼겹살 김치찌개
가끔 두 종류의 김치를 한꺼번에 냉장고에 모셔두는 경우가 생겨 김치찌개를 해먹는 호사를 누릴 때가 있다. 김치찌개 뿐만 아니라 각종 찌개류는 집집마다 끓이는 방법이 모두 다르고 나 스스로조차도 여러 가지 방법을 돌아가며 쓰는데, 가장 즐겨쓰는 방식은 좀 과격하다. 삼겹살을 두터운 더치 오븐에 지져 기름을 적당히 뺀 뒤 김치를 더해 조금 더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이는 것. 기본적으로는 서양식 스튜를 끓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재료를 넣고 한꺼번에 끓이는 것보다 국물맛이 더 두텁고 익은 마이야르 반응의 혜택을 입은 삼겹살 또한 한결 더 맛있다. 물이 좀 적은듯 끓이다가 두부를 넣고 마무리하면 수분이 흘러나와 적당히 간이 맞는다. 그래도 싱거울 경우에는 소금을 조금 더해 마무리한다.
삼겹살이 워낙 인기 많은 부위라 비싼 편이니 앞다리 등을 써도 상관은 없다. <모모푸쿠> 요리책 등에서 쓰는 방식처럼 아예 삼겹살을 오븐에 구워 기름을 내 콩피처럼 보관했다가 주문에 맞춰 굳은 기름과 고기, 김치를 함께 더해서 끓이는 방법을 쓰면 대량조리, 즉 상업적인 상황에서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밖에서 김치찌개를 먹을 일이 없으므로 그런 방법을 적용하는 곳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모모푸쿠>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양파를 오래 볶아 카라멜화한 걸 김치찌개에 더해 먹어도 단맛이 매운맛을 중화시켜줘 잘 어울린다.
# by bluexmas | 2012/12/09 14:04 | Taste | 트랙백 | 덧글(7)
일부 외식업소에선 식탁에 찌개그릇(부루스타) 올린 후 생돼지고기를 뒤늦게 넣고 끓이는 경우도 있다 하더군요;;
맛은, 느끼해요 ㅎㅎ
같은 건물에 있는 청국장 집에서도 저런 방식을 쓰고 있던데. 어쩌면 이건 여의도 스타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