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윙키의 종말

Hostess_twinkies_tweaked

(사진의 출처는 위키피디아)그저 불량식품이라고 하기에는 나름 감정적인 가치가 있는 케이크 트윙키가 82년의 역사를 남기고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트윙키 외에도 다른 <딩 동> 등의 여러 불량 식품을 만들어 파는 ‘호스테스’사가 여러가지 이유(귀찮아서 이유에 대해서는 다 읽어보지 않았다. 노조 파업 등으로 인한 손실이라던데 솔직히 큰 관심도 없고)에서 회사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 이에 사람들이 트윙키를 사재기하는 등의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호들갑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천조국민들이 오죽하시겠냐만.

1930년, 일리노이 콘티넨털 베이킹 컴퍼니의 제빵사인 제임스 에이 듀워(James A. Dewar)는 딸기철이면 케이크에 딸기크림을 채워넣은 쇼트 케이크를 만들어 팔곤 했는데, 딸기철이 아닌 시기에 기계를 놀리지 않기 위해 바나나 크림을 고안했고 이 케이크가 트윙키의 시초가 되었다.  영화 <월리>나 <고스트 라이더 2>에 나오는 것처럼 영원히 썩지 않는다는 도시 괴담(?)도 전해 내려오는데, 제조업체의 주장에 의하면 유효기간은 나름 2~3주라고 한다?!

그냥 먹어도 굉장히 불량식품 느낌이 강한 트윙키는 10년 전 브루클린의 레스토랑 <칩 샵>에서 튀겨 팔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는데, 이 레스토랑에서는 트윙키 뿐만 아니라 ‘마스 바’와 같은 초콜릿 바 등도 튀겨 파는 걸로 알고 있다. 하여간 이곳에서 트윙키 튀김을 처음 시작해 퍼져 나갔는지 요즘은 라스 베가스에서도 튀긴 트윙키를 판다고 들었다.

트윙키 뿐만 아니라 비슷한 가격의 불량식품인 <리틀 데비(Little Debbie)>, <테이스티 케이크(Tasty Kake)> 등등을 미국 사는 동안 여러 종류 먹어봤는데 솔직히 어떤 제품이든 한 번 먹으면 한 십 년은 다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트윙키도 아주 자주 먹지는 않았지만 기억하기로 크림이 케이크보다 훨씬 더 역겨웠다. 나름 대공황이며 세계 대전에서도 살아 남은 불량식품이니만큼 다른 회사에서 이름이랑 포뮬러 등등을 사다가 다시 만들어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내 삶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고. 심심하신 분들은 트윙키로 구글 검색하면 적어도 한나절은 안 심심할 읽을 거리를 얻을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잘 압축되어있다고 생각한 글은 워싱턴 포스트의 바로 이 글.

사족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미국 시골을 여행다니다가 주유소나 휴계소 자판기 등을 뒤져보면 트윙키 쯤은 양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온갖 불량 식품등을 찾아볼 수 있다. 절인 계란이나 소시지로 시작해서…

아,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트윙키의 재료는 다음과 같다: Enriched wheat flour, sugar, corn syrup, niacin, water, high fructose corn syrup, vegetable and/or animal shortening – containing one or more of partially hydrogenated soybean, cottonseed and canola oil, and beef fat, dextrose, whole eggs, modified corn starch, cellulose gum, whey, leavenings (sodium acid pyrophosphate, baking soda, monocalcium phosphate), salt, cornstarch, corn flour, corn syrup, solids, mono and diglycerides, soy lecithin, polysorbate 60, dextrin, calcium caseinate, sodium stearoyl lactylate, wheat gluten, calcium sulphate, natural and artificial flavors, caramel color, yellow No. 5, red #40.

뭔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는데 딱히 특별한 건(?!) 하나도 없고, 주로 안에 들어가는 크림의 재료와 거기에 식감을 더하는 첨가물이 대부분이다. 거기에 설탕 대신 당연히 들어가시는 고과당 콘시럽과 색소, 방부제 등등. 오히려 계란이 들어갔대서 더 놀랍다. 난 안 들어간 줄 알았으니까. 어찌 되었건 현대 식품 공업의 승리일 수 밖에 없는 제품. 명복을 빈다..

 by bluexmas | 2012/11/19 22:21 | Taste | 트랙백 | 덧글(13)

 Commented by 오린간 at 2012/11/19 22:26 

어떤 개그 좀비 영화에서 이거 하나 제대로된거 먹으려고하던 터프가이가 생각나네요.그정도로 알려진 제품이…음….사라질 수 있다니 신기하네요.

 Commented by 차원이동자 at 2012/11/20 00:26

좀비랜드의 탤러해시형님이십니다.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1999&t__nil_main=tabName

 Commented by 오린간 at 2012/11/20 00:58

우아 ㅎㅎ 신기하네요.정확하게 알고계시다니.

 Commented by 칼슈레이 at 2012/11/19 22:35 

으아니… 트윙키는 그렇다쳐도(?! 안먹어봐서…;;) 그럼 딩동도 사라지는 건가요…그건 꽤 좋아했던 제품이었는데…

 Commented by 별일없이산다 at 2012/11/19 23:17 

헉…한 시대의 종말이군요;;

 Commented by renaine at 2012/11/19 23:45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이 healthy food 쪽으로 옮겨가서 그렇다는 분석도 있더라고요. 버터 튀김보다야 트윙키가 healthy 할 것 같지만…한 번 먹어본 게 전부지만 사라진다는 말을 들으니 섭섭하네요 🙁

 Commented by 차원이동자 at 2012/11/20 00:27 

으아니!이거 먹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지는전설의 과자인가요!

 Commented by 게드 at 2012/11/20 00:37 

어.. 어떤 매체는 건강식품으로 표기했더군요 orz

 Commented by 쿠로시키 at 2012/11/20 02:51 

사실 2005년에 한번 Hostess 사가 파산 신청했다가 살아 돌아왔고, 이번에 2012년에 한번더 파산신청을 한거죠.다만 이번엔 노조 (이 회사 노조는 2개.. 베이커 유니온과 Treamster 유니온) 에게 월급8퍼센트 감하는데 협조안하면 공장 문 닫아야함…했는데 Treamster 애들은 그래 8%깍자! 했는데 베이커쪽에서 뭔 허소리여 우린 못해! 하다가…진짜로 이번엔 공장 문을 닫은겁니다. 한마디로 파업자들 엿됬음.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2/11/20 03:23 

트윙키가 가네요. 별로 유난할 것도 없는 공장제 과자라고 생각해왔는데… 없어진다니. 음…원글에서 별로 관심없다고 하신 파업부분에 말이 더해져서 죄송하지만… 윗 댓글 쓰신분, 트림스터가 아니라 팀스터(Teamsters) 아닌가 싶은데, 트럭/물류 노조예요. 디트로이트 어디 파묻혔다는 지미 호파가 이끌던.

 Commented at 2012/11/20 03: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시바우치 at 2012/11/20 07:38 

미국에서 디자이너 컵케잌이 유행하고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결과 상당히 오래전부터 회사가 어려웠죠. 먹은 사람 시체가 썩어도 트윙키는 안 썩는다는 식의 도시전설도 그런 점을 반영한 셈이고…그리고 회사 호스테스는 없어져도 트윙키나 딩동은 없어지지 않고 다른 회사에 매각되어 계속 출시될 전망입니다. 이미 부채청산을 위해 제품 브랜드들을 팔기 시작했더군요. 나름 추억의 브랜드 가치는 있으니 제품 자체는 다른 회사에서 계속 나오겠죠.

 Commented by Bamboo grove at 2012/11/21 19:52 

어릴적 먹던 보름달이라는 빵이 생각나네요.. 맛이 비슷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