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 미식축구의 이해

미국에서 9월은 미식축구의 달이다. 대학과 프로 양쪽 모두의 시즌이 개막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스피드>로 영원히 기억될 산드라 불록 주연 <블라인드 사이드>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의 개봉에 은근히 놀랐는데, 우리나라에서 큰 관심이 없는 스포츠인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를 소재로 삼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작인 책은 야구 이야기를 통해 일전에도 소개한 바 있는 <머니볼>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사실 <블라인드 사이드>라는 제목조차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표면적으로 미식축구의 규칙은 아주 간단하다. 직사각형의 경기장을 반으로 나눠 각각 한 팀씩 나눠 가진다. 야구처럼 공격과 수비를 한 선수가 하지 않고, 공격수와 수비수가 따로 있어 역할이 다르다. 그래서 한 팀이 공격을 하는 동안에는 다른 팀의 수비수가 그들을 막는다. 상대방 영역의 맨 끝 칸에 공을 가지고 들어가면 득점으로 인정되는데, 이를 위해 패스, 또는 공을 손에 들고 뛰는 ‘러닝(running)’으로 전진한다.

공격하는 팀은 네 번의 기회 안에 수비수를 뚫고 10야드(약 9m)를 전진해야만 한다. ‘쿼터백(Quarterback)’은 공격수를 진두지휘하는 총 사령관 역할로, 보호를 위해 쓰는 헬멧에 내장된 교신장치를 통해 코칭스태프와 전략 및 전술에 대한 의사소통을 나누고, 그를 바탕으로 스스로 패스를 할지 아니면 러닝을 전담하는 ‘러닝백(running back)’에게 공을 넘겨줄지를 결정한다. 영화의 제목인 블라인드 사이드는 쿼터백이 패스를 할 경우 던지는 손 반대편을 일컫는 단어다. 그쪽으로 달려오는 수비수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오른손잡이일 경우 왼쪽, 왼손잡이일 경우 반대쪽인 오른쪽으로 접근하는 수비수를 볼 수 없고, 그로 인해 패스 직전 수비수의 습격에 취약해진다.

1985년 11월, 미 전역으로 생중계되는 워싱턴 레드스킨즈와 뉴욕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큰 사고가 벌어진다. 자이언츠의 수비수 로렌스 테일러(Lawrence Taylor)가 레드스킨즈의 쿼터백 조 타이스만(Joe Thesimann)을 덮쳐 유혈 낭자한 골절상을 입힌 것이다. 이렇게 끔찍한 사고가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 것은 물론, 전성기를 구가하던 조 타이스만은 이 부상으로 인해 그대로 선수 생활을 비극적으로 마감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미식축구에서는 쿼터백의 블라인드 사이드로부터 침입하는 수비수를 막아줄 ‘태클(Tackle)’ 포지션을 강화하기 시작한다. 쿼터백을 덮치기 위해 달려오는 수비수를 제압할 수 있을 만큼 체격 조건이 좋되, 그러한 체격 조건에서 불가능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의 유연성과 빠르기를 갖춘 유망주 발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 마이클 오어(Michael Oher)는 바로 이러한 체격 조건을 갖춘 유망주이지만 알코올이며 마약 중독자인 어머니를 비롯,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스스로의 잠재력을 알아차릴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채 유년시절을 보낸다. 이러한 그의 잠재력을 알아본 리 앤과 션 투오이(Leigh Anne & Sean Tuohy)부부가 그가 기본이 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한 것은 물론, 이후 가족의 울타리 안에 편입해 미식축구의 간판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채 4점 만점에 채 1점도 못 넘기던 그는 양부모의 도움 덕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3년간 선수 생활을 한 뒤 볼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에 1차 지명, 수천 명의 대학 선수들 가운데 스물세 번째로 선택을 받아 작년까지 이후 4년간 전 경기에 태클로 출장하고 있다.

월간 언론중재위원회 사보

 by bluexmas | 2012/11/04 14:08 | Sports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at 2012/11/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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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2/11/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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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2/11/0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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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2/11/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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