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서 만들 수 없었던 스티키 번
너무나도 굽고 싶었지만 두려워서 손대지 못했던 시나몬 롤/스티키 번을 드디어 시도해보았다. 왜 두려웠냐고? 굽자마자 한 판 다 먹어버릴게 뻔했기 때문이다. 계란이며 버터 등으로 부드럽고 폭신하며 가볍게 만든 빵 사이에 계피향 물씬 풍기는 흑설탕을 넣고 돌돌 말아서는 카라멜 위에 올려 굽는 빵… 차라리 전어보다 이 빵이 더 집 나간 요즘 며느리들 돌아오게 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잠깐 설명을 하자면, 미국에서는 17~8세기에 펜실바니아 쪽으로 이민온 독일 및 스위스 사람들을 일컫는 ‘펜실바니아 더치’의 전통 빵으로 이 시나몬 롤 또는 스티키 번이 유명하다. 반죽을 만들어 펴고 흑설탕을 펴바른 다음 말아 자르는 단계까지는 똑같은데, 이를 하나씩 따로 구워 설탕으로 만든 글레이즈, 또는 퐁당을 끼얹으면 시나몬 롤이 되고 내가 만든 것처럼 카라멜 위에 올려 구운 다음 뒤집으면 스티키 번이 된다.
워낙 부드러운 반죽이라서 말아 자르는 단계가 좀 어렵지만(빵이 저렇게 큰 건 부드러운 반죽을 단단하게 말만큼 내 솜씨가 좋지 못해서다. 발효가 되면서 조금씩 풀리더라;;), 아주 고난이도의 빵은 아닌데 바닥에 깐 카라멜이 반죽을 질척하게 만드는 단계를 지나 카라멜화를 일으켜 끈적하도록 굽는 건 연습이 좀 필요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바닥에 깔려 있으니 상태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서 그런듯. 원래 피칸을 얹어야 하는데 떨어져서 대신 아몬드를 썼다. 탄수화물 섭취를 통해 급속도로 체중 증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한 판씩 장복을 권한다. 한 달이면 효과 볼듯.
# by bluexmas | 2012/10/22 18:27 | Taste | 트랙백 | 덧글(12)
ㅠㅠ
저희 엄마께서 스티키번을 너무 좋아하세요. 단과자빵 하나도 이틀에 걸쳐 나눠먹는 분인데, 이건 한번만에 다 드세요.
너무 맛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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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드신 것도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훌륭해요! ><
필히 사람 모일 때를 노려서 구워야지, 안 그러면 폭풍 칼로리 섭취를 피할 수가 없을 게 분명하네요. 🙂
시나봉의 갓 구워나온 시나몬롤의 향이 마구 떠올르고 있어요오오오 ㅠㅜ
…..한국에선 시나봉만큼 맛있게 시나몬 롤을 구워주는 곳을 못찾았어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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