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과 의미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는 소파에서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서너시간만 자고 일어나 일을 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지만, 실제로 서너시간만 자면 일어날 수 있는 상태가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 뒤부터는 길게는 한 시간부터 짧게는 십 분 간격으로 알람과 타이머를 번갈아 맞춰가며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대여섯시간쯤 잔 시간쯤인 새벽 서너시쯤에 깬다. 그러나 물론, 그만큼 잔 것 같은 기분 또한 절대로 들지 않는다.

문제는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그 자체가 절대 아니라, 이렇게 해서 얻으려하는 대상이 어느 만큼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돈도 보람도 모두 주지 못한다면 그 일은 왜 해야하는가. 하루 종일 마음이 복잡해 주중이지만 순댓국과 커피를 먹고 마신 뒤 집에 돌아왔다. 보람이며 의미 같은 단어가 다 사치 같다는 기분이 요즘의 습기처럼 무겁게 마음에 드리워 있다.

 by bluexmas | 2012/07/11 00:00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당고 at 2012/07/12 00:49 

아.

여기에도 미투나 좋아요 버튼이 있으면 진짜 백 번 누르고 싶어요.

 Commented at 2012/07/12 11:42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