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앨범들
요즘 산 몇 장의 음반들.
Regina Spektor / What We Saw from the Cheap Seats
홈페이지에서 ‘All the Rowboats’를 듣고 사운드가 진짜 좋아서 샀다. 레지나 스펙터의 음반은 <Begin to Hope> 한 장 밖에 없어 그 변화 과정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그 앨범을 들으면서 구리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빠지고 귀여움-이라기 보다 quirkiness-이 채우고 있어 훨씬 더 즐겁게 들을 수 있다.
Doves- Where We’re Calling From (DVD) / The Places Between (Best Album)
2005년 처음 접한 이후 도브스(;;;)는 가장 많이 들은 뮤지션이 아닐까 싶다. 워낙 좋은 멜로디를 만들어내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치밀하고 탄탄한 편곡을 좋아한다. 디비디는 2집의 주요곡들 라이브를 바탕으로 뮤직비디오나 데모 등등을 모아놓은 것. 2006년인가 직접 공연을 본 적 있어서 알고는 있지만, 라이브에는 키보드 한 명만 덧붙이므로 특유의 치밀한 편곡을 덜어낼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기타의 사운드가 끌어가는 <Pounding> 등등은 라이브 나름의 맛이 있어 많이 아쉽지는 않다.
안 그런듯 이들은 시각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일관된 컨셉트가 있는 듯한 커버 아트 등을 선보이는데, 위에서 언급한 <Pounding>이나 <There goes the Fear> 등의 비디오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일관성을 보여준다. 디비디와 2010년에 발매된 베스트 앨범 양쪽 모두에서 접할 수 있는데, 그 측면에서 디비디와 이들의 모든 앨범을 가지고 있는 사람(나-_-;;)이라면 베스트 앨범의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이 직접 선곡에 관여해서 다른지 곡들의 순서가 절묘해서, 특히 첫 번째 장 같은 경우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 씨디 두 장에 앞에서 언급한 컨텐츠를 담은 디비디 한 장의 구성인데, 첫 번째 씨디에는 히트곡이, 두 번째 씨디에는 비사이드가 주로 담겨 있다. < Andalusia >를 비롯한 신곡 세 곡이 담겨 있어 팬이라면 사야 된다는 압박을 주는데, 알라딘에서 싸게 산 씨디와 디비디 모두가 총체적 불량인데 그쪽에서는 재고가 없다하여 제 가격을 주고 다시 사야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
Sigur Ros-Valtari
몇 번 이야기했지만 지난 번 앨범과 그 이후 욘시의 행보를 바탕으로 다음 앨범이 안 나올 거라 생각해왔는데 나왔고, 그래서 엄청난 팬도 아닌데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 별 거 아닌 보너스 트랙을 받는 사치행각까지 벌였다. 듣고 각종 매체의 리뷰도 거의 대부분 읽어보며 생각을 해봤는데 너무 복잡해지는 것 같아서 그냥 한 마디로 줄이자면, 음악을 샀다기 보다 다른 공기를 산 느낌? 잠들기 전 틀어놓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멜로디나 뭐 그런 것들의 바탕에 흐르는 소리의 작은 조각들이 조금씩 바뀌는 걸 듣는다. Consequence of Sound라는 사이트에서 ‘이게 이들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니 그 뒤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라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나도 동의는 하지만, 이제 막 이 앨범이 나온 상태에서 그것까지 지금 고민할 필요는 없다. 한편 피치포크(나는 여기의 글을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에서는 ‘Sigur Rós have proven they can make indelible music that’s pretty and unpredictable, pretty and melodic, pretty and unnerving, pretty and inspiring. Valtari wants to be pretty and that’s it.’이라는 문장으로 리뷰를 끝내는데 왠지 공감이 간다(귀찮으므로 해석은 하지 않기로;;;). 그러나 어쨌거나, 그냥 이만하면 됐다. 예전의 그 레드락 앰피시어터 같은 곳에서 이 앨범의 노래를 들으면 어떨지, 그 느낌이 좀 궁금하다. 기회가 있겠느냐만.
한편 선 킬 문의 새 앨범과 마크 코즐렉의 투어 다큐멘타리를 두 달째 기다리고 있다.
# by bluexmas | 2012/06/02 13:17 | Music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