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
위로나 위안 같은 말들을 쉽게 내뱉을 수 없는 이유는, 요즘 세상에 말로 되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말 한 마디로 천냥은 불구하고 오백원짜리 빚이라고 갚으려고 시도했다간 아킬레스 건 나가기 쉽다. 이런 밤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만한 무엇이라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기껏 손에서 나오는 건 다 그렇고 그런 거다. 그리고 난 솔직히 이제 사람들에게 위로 같은 거 구하지 않는다. 아니 사실 구할 수가 없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야지.
그냥 기타 친 것만 올리려고 했는데 그게 너무 어려워서 말도 안되는 가내수공업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아이패드 거라지 밴드에 녹음한 걸 틀어놓고 아이폰 카메라로 동영상을. 내가 친 기타소리보다 올림픽대로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더 아름답다. 쳐도 달라질 건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백만년 동안 손대지 않았다. 집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역시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더라. 치나 안 치나.
# by bluexmas | 2012/05/25 01:30 | Life | 트랙백 | 덧글(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