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치 티셔츠와 여름 신발
미친 바람이 불어 적어도 1년은 입을 반팔 티셔츠를 한꺼번에 샀다. ‘나이가 먹을 수록’이라는 말은 ‘살이 찔수록’ 또는 ‘배가 나올 수록’이라는 말과 이제 거의 같다. 또한 ‘맞는다’라는 말은 ‘가려준다’라는 말과 같다. 옷을 고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따라서 잘 맞는게 있다면 넉넉하게 비축해둔다. 언제 또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이와 더불어 배가 나오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가역반응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스템의 복잡도는 증가하는 쪽으로만 간다고 하는 무슨 법칙도 있지 않던가. 나는 내 몸과의 싸움에서 언제나 현재 진행형으로 패배하고 있다. 내 몸이 미운데 또 나니까 너무 열렬히 미워할 수도 없으니 더 짜증난다. 왜 이렇게 시원하게 미워하기도 힘든지. 좋아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마음껏 미워하면 안되는지…
어쨌든, 티셔츠와 더불어 여름 신발도 한 켤레 샀다. 매일 밖에 나가지 않으면 옷도 많이 살 필요가 없는데, 또 그럴 일이 생겼다. 두려운 계절 여름이 다가온다. 나는 또 살아 남을 수 있을까.
# by bluexmas | 2012/05/14 01:04 | Life | 트랙백 | 덧글(15)
비공개 덧글입니다.
(보라색이 빠진게 좀 유감스럽지만요 ;;)
생각해 보니 직접 제가 입을 티셔츠를 산건 아주 가끔인것 같네요. 원피스나 바지 같은건 고르기가 쉬운데 의외로 티셔츠는 맘에드는걸 찾기가 힘든것 같아요. 일본여행 갔을때 그라니프에서 대혼란, 요즘말로 멘붕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