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ight in Bilbao
결국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어제 끝냈어야 하는 일이 마음에 좀 걸렸는데 빈둥거리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그 김에 그냥 끝냈다. 조각들을 찾아서 죽 늘어놓았는데 그걸 하나로 엮어줄 무엇인가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다 끝내고 한 반나절만 좀 마음 편하게 놀고 싶거나, 그도 아니면 아예 집에 틀어박혀서 끝을 보았어야 하는데 당장 사서 보충해야될 것들이 있어 그 어떤 방향도 택하지 못한채 아주 늦게 집을 나섰다. 이럴때면 재충전을 할 시간도 넉넉하지 않지만 일을 끝내지 않은 상태라 찜찜 또는 찝찝함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다만 몇 시간 바람을 쐰 덕택인지, 새벽에 떠오른 아이디어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느낌이었다. 뭐 그거에 상관없이 보수는… 어쨌든, 앞으로는 더 바빠질테니 이런 찜찜함에도 더 익숙해져야만 할 것이다. 인간의 진화는 어중간함에 내성이 강해지는 쪽으로 나아간다고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새 앨범이 나온다길래 미리 보내줄까 싶어 투어 다큐멘타리와 함께 주문했는데, 결국 새 앨범 출시되면 보내준다고 한다. 그럴거라면 3월에 왜 주문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심난할때면 가장 많이 듣는다. <April> 앨범에 함께 들어있는 EP에 실린 어쿠스틱 대체판이 풀밴드의 원곡보다도 더 좋다. 이게 좀 비슷한데, 기타 두 대로 갈때 들을 수 있는 베이스라인이 없는 것 같다. 돈 좀 벌어서 빌바오 가보고 싶다. 꽃이 얼마나 아름답게 피어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모든 꽃을 다 내 눈으로 확인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그 꽃은 그렇게 하고 싶다. 만지기는커녕 향기조차 머금어보지 못하고 그냥 스쳐보내는 꽃들로 세상이 가득하다지?
아침 주워먹고 자야 되겠다. 노래의 가사가 진짜 빌바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게을러서 아직도 확인해보지 않았다. 이 시간에 이 시간대에서 깨어있는 사람에게라면 이 노래가, 아니 그의 목소리가 괜찮을 듯. 다만 언제나 그렇듯 갑자기 노래를 끝내 버리니 미리 마음의 준비는 하는게.
찾아보니 이것도 있기는 있네.
# by bluexmas | 2012/05/11 06:03 | Life | 트랙백 | 덧글(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