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하루

오늘 하루, 참 여러모로 드라마틱했다. 아침에 갑작스레 구운 사블레도 한 몫 단단히 거들었다. 아는 사람이 카페를 오늘내일 연다는데 왠지 쿠키 한 봉지 보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잘 못 잤는데 부지런히 일어나 쿠키를 네 판 굽고 식는 동안 칠 킬로미터를 달렸다. 체육관에 가야하는데 그럴 시간까지는 없었다. 돌아와서는 부지런히 쿠키를 포장하고 짐을 챙겨 오리로 내려가 머리를 잘랐다. 바쁜 일이 지나면 자를 생각이었는데 예의를 갖추려면 어쩔 수 없었다. 아무래도 자리에 맞는 격식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니까. 그 격식이라는 것에 맞추기 위해 회사를 떠난 다음에는 한 번도 꺼내본 적조차 없는 구두도 신어야만 했다. 그 사이 십킬로그램은 족히 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발에는 살이 붙지 않아 신발을 신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머리를 자르고는 간신히 시간에 맞춰 서울로 올라와(신분당선 만세!) 저녁을 먹었다. 저녁이야말로 하루 가운데 가장 극적인 부분이었지만 아쉽게도 말로 풀어낼 기운은 남아있지 않다. 그러므로 다음 기회에.

 by bluexmas | 2012/03/15 00:23 | Lif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at 2012/03/15 01: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3/21 01:37

네 그건 워낙 비밀스런? 자리라 대놓고 쓰기가 좀 뭐해요. 간접적으로 또는 개인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죠.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2/03/20 12:03 

평안하신지요. 오래 보지지 않아 좀 걱정했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3/21 01:37

그렇지 않아도 중차대한 일 하고 홧병+환절기 감기로 어제그제 자리보전했습니다. 염려해주신 덕분에 나아졌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