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제 빼고 리치몬드-설명의 설명
정확한 의도를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덧글에서 보이는 반응들이 일종의 건설적인 의견이라기 보다 정황이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오난독의 배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반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데, 이 글을 쓰고 나서 분위기 조성을 한 이 글에 달린 댓글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건 너무 심한 것 같아서 재차 의견을 밝힐 필요를 느낀다.
저 글에 달린 댓글이 통계적으로 믿을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덧글이 ‘저는 자주 먹어본 적 없지만 닫는다니 아쉽네요’라는 내용이다. 심지어 글을 써서 이슈를 만든 장본인조차도 ‘저는 비싸서 자주 먹지는 못했지만…’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이러한 종류의 사람들이 느끼는 아쉬움의 근거는 무엇인가? 그렇게 아쉽다면, 나 또한 오늘도 그 앞을 지나쳤는데 들어가서 ‘제가요, 여기 빵값이 비싸서 자주 먹지는 못했는데 닫는다니 아쉬워요…’라고 한 번 말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불쾌한 반응은 보이지 않겠지만, 속으로는 기분이 상할게 당연하다. 그건 정확하게 칭찬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사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는데,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결국 ‘매상=성원’ 아닌가? 이유를 불문하고 ‘나는 별로 가본 적은 없는데 막상 사라진다니 아쉽다’라고 말하는 것은 가게의 랜드마크적인 속성만 빌려 자의 해석하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행위나 다름없다. 그건 정확하게 말하자면 빵집 그 자체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게 아니다. 빵집에서는 빵을 아쉬워해야 하지 않나?
내가 첫 번째 글에서 밝힌 의견은 그런 것이다. 그 자체로 설명인데 거기에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니 참 바보같지만 그래도 해본다.
1. 리치몬드의 빵은 나에게 감흥이 별로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우리의 빵문화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해왔다. 현재 우리가 대부분의 빵집에서 접하는 백화점식 빵들은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정확하게 빵의 발효라는 특성을 백분 살린 것들이 아니다. 물론 단팥빵이나 소보루빵의 존재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다. 이런 빵도 잘 만들면 되는데 못 만드니까 문제가 되는 거다. 단팥빵이며 소보루빵은 물론, 케이크에서 찹쌀떡, 아이스크림까지 파는 곳이 우리나라의 빵집이다. 늘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 음식은 설렁탕이면 설렁탕, 김치찌개면 김치찌개 한 가지를 수십 년 하면 ‘와 저 집이 전통/뚝심 있게 한 가지만 잘한다’라고 하면서 빵은 백화점 식으로 그야말로 백만가지씩 내놓아야 좋아한다. 그러니 대부분의 용기 및 실력이 딸리는 빵집들은 하던 것들을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거나 연구를 통해 자기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빵집에서 그날 팔 빵들을 모두 갖추는데 적어도 예닐곱시간이 걸린다. 이걸 어떻게 아느냐고? 나는 금요일 새벽에도 다음 달 기사를 위해 모 빵집에 취재를 나갔다. 여섯시에 작업을 시작하는데, 일곱시에 도착해서 빵이 매장에 다 깔릴때까지 기다리니 오후 한 시였다. 그나마도 그 빵집은 자신의 빵을 만들고 그 가짓수도 다른 곳에 비하면 많지 않은 편이었다. 이렇게 제품군을 유지만 하는데도 보통 직장인의 근무시간에 맞먹는 시간을 써야만 하니 짬을 내서 새 제품 또는 개성을 찾는 노력을 하기란 정말 어렵다. 게다가 빵이라는 게 발효를 해야하니 아무리 빨리 만들어도 두 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걸 생각-그만큼으로도 모자라지 않나?-하면, 빵집에서 새 제품을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여건에 먹어본 빵들, 그리고 비교시식을 생각하면 나는 리치몬드의 빵 자체로는 아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런 의견, 즉 무엇인가가 맛없다는 의견을 밝히면 달리는 부정적인 덧글들은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쁘다고 말했기 때문에’라는 생각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대부분 감정적이다. 만약 나의 의견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면 그 근거와 함께 이유를 밝히면 되는데, 사실 이유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감정적인 의견만을 밝힌다. 나는 리치몬드를‘잘난 빵집’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더더구나 “잘난듯이” ’20점’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먹어왔던 빵들을 전부 감안한다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 아쉬움의 정도가 크지 않음을 수치로 밝힌 것 뿐이다.
더 웃긴 것은, 나의 이러한 의견들을 가볍고 편한 사고의 산물이라고 치부하는 반응이다. 내가 대체 몇 번을 말해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먹은 것에 대한 글을 쓰는 게 업인 사람이다. 오늘도 나는 밖에 나간 김에 여태껏 먹어보지 않은 곳의 물건들을 사가지고 들어왔다. 블로그며 매체에 올리는 글은 매일매일 조금씩 벌어지는 이러한 작업들이 누적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매체에 쓰는 글은 고사하고 이 블로그에 쓰는 글조차도 읽어주기를 바라지 않지만, 만약 그런 배경 지식도 없으면서 내가 내리는 평가며 의견을 가벼운 것으로 치부한다면 당신 또한 애초에 나에게 존중받기를 포기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뭘하는지 알아달라고 구걸할 생각은 죽어도 없는데,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가 정확하게 내 의사전달 능력의 부재 때문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2. 만약 더 큰 자본에 그보다 작은 자본으로 돌아가는 가게가 사라지는 것이 그렇게도 아쉽다면 힘을 실어주면 된다고 밝혔다. 힘을 실어주는 건 절대 별게 아니고, 좋아하는 곳에 돈을 써주는 것이다. 그 집 빵이 좋으면 오늘 한 개 사 먹고 내일 또 한 개 사먹으면 되고, 동네 서점이 망하는 게 싫으면 가서 ‘문제집만 가져다 놓지 마시고, 저 이런 책 저런 책 읽는데 여기에서 살테니 가져다 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도 될까 말까다. 인터넷 서점의 경우 서울은 웬만하면 당일 배달이 가능하고 할인도 해주는데 누가 동네 서점에 들러 그렇게 말하고 또 기다렸다가 제값을 주고 구매하겠나? 빵집도 그렇다. 이건 정확하게 매상이 안 올라서 나가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아쉽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 나는 잘 안 먹는데 랜드마크 어쩌구’하는 상황이면 제대로 엄청 잘 만들어도 경쟁할까 말까 한 마당에 경쟁이 가능하겠나?
내가 이런 식으로 음식에 대해 세부사항까지 평가하는 글을 쓰다보니 종종 ‘냉혈한’이니, ‘음식을 먹지 않고 분석하는 인간’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내뱉던데 나는 내 글들을 통해 거듭.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지’라고 말해왔다. 음식은 거짓말을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 말이 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라면을 두 개 끓여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나는 그냥 냄비에 되는대로 물 받아서 대강 눈대중해서 끓이고, 다른 하나는 봉지에 나오는 조리법 또는 그 조리법을 바탕으로 자신이 축적한 경험에 따라 물도 계량하고 가스렌지 앞에 붙어서 스톱워치로 시간도 재고 계란도 딱 적당하게 익을 타이밍에 넣어서 끓여보라. 그 둘을 먹었을때 만약 똑같다고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당신의 의견은 듣고 싶지 않다. 그냥 그렇게 먹고 살면 된다.
그리고 그 ‘냉혈한’이라는 반응에 한가지 더 덧붙이겠다. 누구나 하기 좋아하는 마음 훈훈한 밥상머리 이야기, 추억 뭐 이런 것들 할줄 몰라서 이야기 안 하는게 아니다. 하지만 요즘 현실에서 나는 그런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은 부분 위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왜 위선이냐고? 식구들끼리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것만으로 그런 훈훈한 환경을 조성하기에 음식에 공공연히 숨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빵 때문에 이 문제가 벌어지고 있으니, 빵 예를 또 들어보자. 당신이 직장인이고 이러저러 돈 들어갈 데가 많아서 별 여유가 없는데, 마침 어머니 생신이고 해서 큰 맘 먹고 눈에 띄는 그럴싸한 베이커리에서 4만원(!)쯤 주고 케이크를 샀다고 가정해보자. 미안하지만 그 케이크, 스폰지는 몇 달 전에 만들어 얼린 걸 해동한데다가 크림은 팜유를 바탕으로 한 식물성을 섞거나 그게 아니라면 유화제 등등을 첨가해서 크림이 잘 올라오도록 만든 것일 확률이 아주 높다. 왜? 별 고민없이 눈에 뜨이는 대로 선택하면 그럴 확률이 높은 것이 오늘날 음식을 둘러싼 현실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당신 어머니를, 그리고 여자친구를 감동시킨 어딘가-완전히 불특정한 어딘가-의 케이크도 그랬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케이크는 크림이 잘 안 올라가 아주 매끈하지 않더라도 동물성 크림-그나마도 우리나라 크림은 그 풍부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진다-을 아끼지 않고 쓴 케이크에 비해 보기는 좋을지언정 맛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건 어찌 보면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라 굳이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음에도 나의 작업은 왜 그 두 케이크가 다를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상세한 근거를 함께 제공하는 과정이며 결론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 자체가 훈훈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그 목적은 당신이 내가 제공하는 근거며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더 나은 선택, 즉 나은 케이크를 같은 돈, 혹은 더 적은 돈으로 사가지고 가서 가족과 조금 더 맛있는 시간을 즐기라는데 있다. 나는 당신이 음식을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글을 쓴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는 내가 내린 결론보다 과정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 과정을 이해한다면 당신이 다음에 더 나은 선택을 하는데 내가 내리는 결과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여기를 가라말라는 결론 그 자체를 내리기 위해 글을 이렇게 장황하게 쓰는 게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혀왔다. 하지만 내가 내리는 평가며 가치판단 그 자체가 당신의 기호에 안 맞는다면 나도 억지로 알아달라고 강권하지 않겠다. 그냥 그렇게 먹고 살아도 나에게는 별 영향이 없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건데 그런 식의 피드백은 내가 쌓아온 정보며 경험의 시각에서 볼때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으며, 큰 그림을 보아서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뭐 이걸 정신승리라고 판단해서 당신의 마음이 편해진다면 얼마든지 그래도 좋다. 내 의견이 싫으면 링크 끊고 오지 마라. 나는 표현이 아닌 의도로 친절하고 싶다. 평가도 안하고 너그럽게 추천만 해주는 친절한 블로그들 널렸다. 가서 찬찬히 보면 그 블로그 또는 매체의 글들이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금방 답이 나온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빵집은 빵을 팔기 위해 존재하지 당신의 이슈메이커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의도든 아니든 과정에서 당신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친절은 친절이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조용히 가서 빵 한두 개 사먹는게 요란뻑적지근하게 글 쓰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 by bluexmas | 2012/01/30 04:49 | Taste | 트랙백 | 핑백(2) | 덧글(84)
Linked at D-S in the Wonde.. at 2012/01/30 16:59
… 1. 별로 키배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너무 전형적이어서 정리글 삼아서 써보는 이야기. 2. 일단 여기보면 이 블로그 주인장이랑 저랑 개싸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 3. 예의라는건 뭘까요? 남이 예의를 지킬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부터 일단 정해놓고 맞으면 지 … more
Linked at ▒ Randy Lee ▒ : .. at 2012/01/31 01:39
… (원리원칙이라는 말이 좀 들어맞지 않는 것 같은데, 일단은 딱히 쓸 말이 없어서 가져왔다) http://killjoys.egloos.com/4670507 위 글과 위 글 내 링크에 있는 전의 글을 읽어보면 좀 도움이 될 듯. :: 모 님의 블로그에서 논쟁이 된 모 빵집에 대한 얘기를 보고 … more
별로 대단히 맛있지 않은 빵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역 랜드마크라서 여기저기 들고 일어나는 글들이 좀 의아했었어요
이 한 문장이면 이해하실 분들은 충분히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저도 지방 빵집 가본적 있는데 큰 충격 받은 적도 있습니다…
종종 읽어보려고 링크추가했어요:) 하루 늦었지만 신고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귀찮기도 하고, 굳이 그래야 할까 싶어져서 어제는 포기했지요.
제가 모으는 만화책 신간이 오늘 나온다고 하니, 저녁때 한양문고에 가볼까 하는데,
가능하면 오늘이라도 한번 들러볼까 고민중입니다.
저녁 때라 빵이 거의 다 빠졌을것 같기는 하지만요.
적당히 먹을만 하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계속 가게가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또 가서 빵을 사먹을 일은 없었을것 같아요.
제가 먹은 두 가지 모두 다른 빵집에 비하면 가격이 좀 세서요.
제 기억에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의 고로케가 천몇백원 정도 하는 것 같은데 느낌상 두배 가격이고,
슈크림은 크기는 확실히 크지만, 덕분에 먹기도 좀 불편하고 그렇더라구요.
다른 빵이나 케익류는 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빵을 많이 먹어보거나 한건 아니라서 그냥 느낌만 말씀드린거에요. ^^
빵집이 빵으로 평가 받는 내용은 절대 아닙니다
빵 한번 사먹지도 않고 …막상 없어진다니 ‘내가 그래도 사랑했는데’란 발언을 쏟는 사람들도 보이네요
식문화 칼럼 쓰시는 분으로 불편 부당한 현실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채로운 의견들이 섞여있는데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1. 건축주 들의 임대료 상승 요구로 홍대를 떠나는 가게들이 하나둘 늘어서 흐름이 된 것에 대한 심리적 피드백이 리치몬드란 임계점을 만나 분출
2.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섬세하지 못한(음식 본연의 특질을 무시하고 마케팅의 대상으로 음식을 바라보는) 음식시장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조은 제과점이 였습니다. 흐그그그뀹꿉꿉” 이런 의견은 뭐 넷상의 장난으로 받아들여야겠죠 뭐^^;
리치몬드 제과점이 현재 보다 월등한 매상을 올린다해도 이 자리에 남아있을지 그리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리고 상승된 임대료를 지불하고 남아있다해도 대 자본이 상권을 장악하는 현 상황이 변하진 않았을 겁니다.
이러한 공분도 십분 이해하여서 노여움 푸시고 봐주세요^^ 저는 이런 공분이 한국의 음식문화에 도움이 되지 해가 되진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대기업의 문어발적 사업확장에 대해서 ‘그게 그렇게 걱정되면 가서 하나 사주면 되는거아냐?’라는 사람의 ‘마인드’로 해결할려고 하는 이야기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축소해석 하는 것 정도의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리고 읽기 싫으면 링크끊고 오지 말라는 말씀도 하시지만 떡하니 밸리에 올려놓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건 무책임한 면이 없지 않고, 또한 첫번째 문장의 ‘오난독의 배설’ 등의 단어선정 부터가 ‘싸우자’ 라는 느낌이 나는건 제가 이상한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것도 뭐 어쩔 수 없구요.
그리고 링크 끊고 오지 마시라는 이야기는 싸우자고 꺼내는 게 아닙니다. 반대로 싸우기 싫으니까 오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하게 님같은 분들에게 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저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논리를 자아낼 능력이 없습니다. 또한 모두에게 친절해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자꾸 이렇게 말씀드려서 죄송한데, 좀 잘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제 글을 트랙백해서 의견을 밝혀주신 분도 있는데 그것도 읽으시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상한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말은 안 꺼내느니만 못합니다. 그냥 차라리 ‘아 님 이상ㅋ’ 이러고 마세요.
‘내 의견이 싫으면 링크 끊고 오지마라’ 라는 말이 싸우기 싫다라는건 참신한 해석입니다. 전 링크도 하지 않았지만 그냥 밸리 인기글이고 이글루스 메인에도 있길래 뭔가 해서 클릭해 본 거였습니다. 호기심에 진거죠.
반론이 듣기 싫으면 밸리에 안올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죄송한데, 많은 분들이 비슷한 이야기로 댓글이 달리는건 글을 잘 못읽어서가 아니라 ‘글이 잘 못써져 있어서’일 확률도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기는 싫지만, 솔직히 말해서 인기글이면 무의식적으로 클릭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올지 안올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그렇게 무섭고 싫으시면 밸리에 안올리시면 된다고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뭐 저도 정신승리론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지켜주는 소중한 방어기재니까요.
참고로 ^^같은 표현 자주 쓴다고 글이 부드러워 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비웃는 느낌이 나죠. 일부로 그러셨다면 이해하겠습니다만, 반대로 모르셨다면 그점에 대해서 이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는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글 열심히 쓰시길 바랍니다.
참, 이런 이야기까지 하면 진짜 인신공격 같은데 방어기’제’가 맞습니다. 방어기’재’아니구요. 그리고 이건 인신공격 맞습니다^^ 네, 그리고 지금 웃는 것도 비웃는 거 맞습니다^^ 일부’러’ 그랬습니다.
두분 나누시는 대화가 건설적인 방향이 아닌 것 같아 싫은 소리 했해봤어요
금새 끝날일은 아니란걸 잘 알지만
인간으로의 최소한 애정과 관심으로 대화해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앞으로도요 긴 시간
리치몬드 홍대점 폐점은 2에 그리 맞춤한 예시는 아니라는 지점에서 bluexmas님의 전 글에 대한 오해가 주로 발생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더 큰 자본에.. 아쉽다면 힘을 실어주면 된다.”고 하시는 말씀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그게 ‘리치몬드 홍대점’에 한하면 “어떻게 더 지켜줄 수 있었을까요… ;;” 싶어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리치몬드 홍대점은 장사 잘되는 가게였고(일반적인 빵집치고는 아주), 지금 시점에서 경영이 (상대적으로든 절대적으로든) 어려워서 장사 접는 게 낫겠다는 판단하에 폐점하는 게 아니니까요.
설마 ‘대기업 계열사와 순수하게 자금력으로 경쟁해도 절대로 밀리지 않을 만큼’ 리치몬드 제과를 키워놓지 못한 게 ‘지켜주지 못한’ 거라는 말씀은 아니실 거로 생각합니다. ^^;;
(이 블로그 이 글과는 다른 맥락의 토론이 될 터이니 혹시 반론을 주실 생각이 있다면 제 블로그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운 덧글은.. 부끄럽게도 써놓고 나서야 너무 ‘혼잣말스러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금방 지워버렸는데 그 사이에 보셨군요. ;;;; 혼란스럽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saltpeanuts님// 어이쿠.. 저, 어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은 저는 아직 saltpeanuts님이 여기 트랙백 거신 글을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제 덧글의 “설마 .. 아니실 거로 생각합니다.” 부분은 절대로 saltpeanuts님의 글을 고려해서 쓴 게 아닙니다. 믿어주실지 모르겠지만, 만약 제가 saltpeanuts님 글에 대한 반박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saltpeanuts님의 블로그에 직접 덧글을 달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 saltpeanuts님 글을 읽어보기 전에, 일단 지금 여기에 “일반적인 .. 그게 가능할 만큼 장사가 잘 되지는 않았다.”고 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 설명을 남겨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 리치몬드 제과는 홍대점 운영 수익으로 성서 본점의 건물과 설비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므로 과거 어느 시점에는(홍대 지가와 점포 임대료가 지금처럼 미친 듯이 튀어 오르지 않았을 시점에는) 그럴 의도만 있었으면 분명히 홍대점의 점포를 사들일 만큼 충분한 자금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무슨 사정으로 점포를 사들이지 않고 계속 빌려 쓰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때문에 홍대점을 폐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면 분명 안타까운 노릇이긴 합니다. 하지만 리치몬드 홍대점은 어떤 기준을 들이대도 ‘장사가 잘 안 되는’ 점포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오히려 윈도 베이커리로서는 거의 한계를 돌파한(..) 수익을 거둔 점포라고 보는데요.
.. 뭐, 리치몬드 제과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고 드리는 말씀은 아니고, 그냥 몇 가지 사실에 비추어 추측해 보는 것에 불과합니다만.;
저도 이런 상황들에 대해 듣는 이야기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기사를 쓰려면 취재를 해야 하니까요. 여기까지만 언급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계속해서 직전에 쓴 덧/답글을 해명하기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말씀마따나 이번 건은 여기까지만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 현상에 사회시스템의 문제를 어떻게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거의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이런 일 있으니까 들고 일어나서 우우 여론 조성하는 무리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기업 때문에 그보다 작은 상인들이 사업의 터전을 뺏기는 것, 잘못된 일이고 당연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이런 문제를 핵심인 음식 자체에 대한 논의 없이 그냥 사회가 어쩌고, 대기업이 어쩌고 하는 식으로 말만 늘어놓고 있는 현실에 저는 화가 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음식에 관련된 글을 쓰는 사람이고, 저의 mission statement가 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좋은 음식을 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가치를 발굴하고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음식을 먼저 볼 수 밖에 없지요. 거창한 담론도 좋지만 핵심이 빠지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일단 힘이라도 최선을 다해 실어주고 나서 말을 좀 하든지 하라구요. 그렇게 해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될까말까 한데 왜 거창한 이야기, 입바른 이야기만 하고 정작 ‘아 그 집 빵은 먹어본 적이 없는데 대기업이 들어온다니 나빠’라고 말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건 그냥 죽은 자식 #알 만지고 생색내는 일이지요.
설명을 들으니 어떤 맥락에서 저 문단이 나왔는지 이해가 되는군요. 설명없이 볼 때는 마치 20대 담론(20대가 무능하고 안전지향적이라 실업률이 높고 어쩌구 너만 열심히하면 성공한다 너가 열심히 안해서 그런거임)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bluexmas님이 그런식으로 쓰진 않았다는 건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어쨌든 흐름에 휩쓸려서 대기업나빠ㅠ하는게 참 허세스럽고 얄팍하긴하죠. 인간심리적으로는 볼 때는 나름 흥미롭지만요.
빵에 대한 이야기니 극단적인 이야기를 빵으로 들자면, 예를 들어 동네 빵집을 보호하기 위해 권역을 지정해 사업 규모나 법인여부에 따라 프랜차이즈 빵집의 입점을 금하는 법을 제정한다고 가정하죠. 그러면 물론 동네 빵집이 보호는 받을 수 있지만 그것과 소비자가 좋은 빵을 먹을 수 있는가의 여부는 별개일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보다 못한 동네빵집이 있을 수 있고 취재 다니다가 유명한 지방 대형 독립업체 같은 곳에서 그런 빵을 먹고 충격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멍석은 깔아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자동으로 훌륭한 춤사위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건 연습을 거쳐야죠. 그래서 아티제에 관한 글에 철수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그 다음이 문제라는 견해를 밝힌 것입니다. 오늘도 일때문에 미디어에 있는 분들 만나서 이 화제로 이야기를 했는데 동네 빵집의 궤멸이 단지 프랜차이즈의 범람 때문만은 아니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제 경험과도 일치했습니다.
근래에 사람들은 문화를 소비합니다. 말씀하신 프랜차이즈 빵집의 인테리어나 환경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 부분이죠. 리치몬드를 살리고 싶으면 돈을 써라 라고 하신 부분은 원론적인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홍대, 그 자리에 있었던 리치몬드니까요.
이러한 의미에서 bluexmas님께서 20점정도의 배점을 남기신 명물 슈크림말고는 별다른 감흥을 갖기 어렵다는, 즉 빵집 본연의 본질을 그렇게 충실히 이행하지는 못하는 빵집에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이유입니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대응에 대해 그것만 보지말고 다른 면을 보는게 어때? 라고 지적하신 것까지는 좋았으나, 현재의 대응은 사실 사람들의 감정적 반응과 별로 다를게 없어보이네요. 특히나 첫줄의 오난독 배설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분부터요.
근래애 사람들은 문화를 소비한다고 말씀하시는데 대해 동감하는데요, 문화’만’ 소비하고 있고 그 부작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공격적으로 대응할 권리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덧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저에게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해야할 의무가 없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지 그 맥락이나 정황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는다면 저 또한 굳이 예의바르게 대응해야 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저는 실망의 대상이 될 목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씀 또한 드려봅니다.
이진영왈:LG는 팬들에게 항상 사인할 준비가 돼 있어야 된다…
김재현왈:팬한테 사인보다는 승리를 줘라….팬들은 그걸 더 좋아할수도 있어…
글 잘 읽었습니다.
리치몬드는 아쉽지 않았습니다
리치몬드가 없어져서 달콤한 바움쿠헨이나 독특한 슈크림 등을 쉽게 구해서 먹을수는 없게 되었지만
리치몬드가 워낙 비쌌던 데다가 불친절한 적도 있어서 망해라하고 바랬던 것도 있고요
그런데 그걸 위선적이라고 부르면 좀 이상할 것 같군요… 약간 지나치게 감정적이신 듯 하네요.
여전히 고급베이커리를 가봐도 일본식의 설탕 덩어리 빵만 가득히 진열되어 있고, 유럽에서 먹었던 달지 않으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빵을 사먹을 수 있는 곳은 한국에 없더군요.
그런 기본 빵을 맛있게 하는 집들도 꽤 있습니다 요즘은^^
먹거리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지지합니다.
좋은 글 감사하며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제가 한 얘기도 바로 그런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단지, 느낀 점을 좀 남겨봤습니다. 글이 가벼워지고, 읽는 이들이 가벼워지는 요즘 세상에 정말 어려운 길을 걷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글이란 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쓰느냐에 따라서 거기에 한정되어서 읽히면 참 좋을텐데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로 다르게 해석되면서 오해가 빚어지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블루님이 밝히셨듯 쓰시는 글의 목적과 대상은 ‘음식’ 그 자체에 집중됐는데, 왜 주변에서는 계속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지 모르겠네요. 한 글에 깊이보다 넓이만 요구하는 것 같아보입니다. 위에 얘기하신 한 가지 빵을 파는 빵집이 아니라 다양한 빵을 파는 빵집을 원하는 것 같네요 다들.
뭐 그렇습니다.
2. 네 저에게도 사명감이라는게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지요. 저런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이 저를 맛집 블로거로 알고 있더라구요. 저도 맛집 블로거라면 참 좋겠습니다. 그러고 싶은데 일단 맛집이 너무 없지요ㅠ
3. 다음달에 빵에 대한 기사가 하나 나갑니다. 나중에 블로그에 공지하겠습니다.
4. 감사합니다.
단, 의견 자체가 워낙 이슈에 반하니 ‘감성’만을 내세운 분들은 발끈할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론 리치몬드 자체가 폐업이 아닌이상 조금은 지나친 이슈화가 아닌가 싶긴 합니다.
그래도 유명 점포가 사라진다는건 조금 아쉽구요.
초창기 부터, 주인장님의 글을 잘 읽었던 독자입니다. 댓글을 남기는 편은 아닌데, 뒤늦게 이 글 을 읽고선 내용에 공감이 가기도 했고, “나는 당신이 음식을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글을 쓴다.” 이 구절에서는 나름 감동을 받은지라 감사를 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립니다.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