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의 날
원아웃: 늘 가는 카페가 문을 닫았다, 삼진.
투아웃: 새마을 식당 근처까지 걸어 초콜릿을 사러 어딘가 갔는데 거기도 문을 닫았다, 역시 삼진.
스리아웃: 거기에서 청기와 예식장 근처까지 걸어 순대국을 먹어볼까 갔는데, 거기도 상중이라 문을 닫았다. 역시, 삼진.
그러나 공수 교대는 그 시점에서 바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른 어느, 안 가본 순대국집에 갔는데 손님이 많고 담배연기는 그보다 더 많았다. 하나 남은 빈자리를 권하는데 아저씨 세 사람이 음식은 안 먹고 담배만 줄창 피워대고 있었다. 그대로 나와 수제비를 먹으러 갔다. 사실 수제비를 가장 먹고 싶었으나 욕구에 저항한 이유는, 배가 너무 고파 만두까지 시켜 다 먹고 후회할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이성과 절제의 등불을 대낮처럼 밝혀 식욕의 드라큐라를 제압한 뒤 다섯 개 가운데 두 개만 먹고 나머지는 싸가지고 왔다. 손가락이 곱아서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펴지지 않았다. 눈이 내린 다음, 공기가 너무 차고 맑은 느낌이었다. 오늘 같은 날은 숨소리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려 위험한 날이니 혹시 갑자기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절대 만나면 안된다. 후회할 게 뻔하니까. 물론,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어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이런 얘기 굳이 할 필요는 없지만;;). 그나저나, 이 곡 아는 분 있으신지? 오늘 분위기랑 너무 잘 어울리던데 물어보기 뭐해서 그냥 동영상을 찍었다. 앱도 지운 이후 다시 깔지 않아 쓸 수 없었다.
# by bluexmas | 2012/01/04 00:14 | Life | 트랙백 | 덧글(4)
연남동 순대,감자탕 골목에 ‘월강 부산돼지국밥’이 있는데 국물을 조미료 거의 쓰지않고 꽤 잘 만듭니다. 식재료는 양호하고 접객과 공간은 맘에 들지않으니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