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이라고는 없는 잡담
1. 어제는 드디어 집 조명들을 다 까서 실태 및 현황 파악을 한 뒤 부족한 등들을 사서 보충 및 교체해주었다. 귀찮아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았지만 정말 현실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현관의 타이머 달린 등은 전구가 까맣게 타 있었고, 언제나 너무 어둡다고 생각한 마루는 중간 크기 형광등이 네 개 들어가는데 한 개만 들어오고 있었다(싹 갈았는데 하나는 스타터 문제인지 그래도 들어오지 않았다). 화장실에도 하나가 나가 있었고, 안방도 서클라인 둘 가운데 작은 게 아예 빠져 있었다. 일단 그거라도 갈아놓고 나니 좀 시원했는데, 그래도 집이 아주 밝지는 않다. 이 집은 향 때문인지 낮에도 썩 밝지 않으며 엉뚱한 시간에 엉뚱한 곳으로 빛이 너무 밝게 들어와 힘든 구석이 있다. 예를 들자면 요즘은 오후 네 시쯤, 20분 정도 해가 일하는 방에 직격으로 들어와 눈을 뜰 수가 없다.
조명을 갈며, 돈 많이 벌면 이 집을 사서 인테리어 공사를 싹 해 작업실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참…
2. 내가 미국에서 돌아온지가 2년 반인데 차츰 그 당시에 유행하던(지금도 유행할지 모르는) 리얼리티 쇼들이 상륙하고 있는 모양이다. <The Biggest Loser> 같은 살빼기 프로그램도 들어오는지 어딘가에서 저녁을 먹다가 우연히 보았는데 괴로왔다. 25kg씩 두 번 빼 보았던 사람으로서 정말 다이어트라는 게 얼마나 고통인지는 알고 있으므로 나는 그런 종류의 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창피하더라도 본인에게 동기만 불어넣을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주 특수한 상황이고 정말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 게 다이어트니까. 그러나 그러한 리얼리티 쇼를 만들자면 적어도 최대한 실생활에 가까운 맥락 정도는 고려해서 출연자들을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 버스를 태워 어딘가로 이동하면서 앉은 의자에 도너츠를 달아 얼굴 바로 앞에 놓은 것을 보고는 나는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그런 상황까지는 처하지 않는다. 쇼는 쇼니까 그렇다고 쳐도 좀 심하다고 생각했다.
2-1. 그런데 정말 무염식이라는 게 의학적으로 무슨 근거가 있나?
3. <리얼 스틸>은 참으로 개같은 영화였다. 반쯤 보았는데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가족주의.
4. 며칠 전 할증이 끝나는 시간까지 혼자 술을 마시고 아무 생각없이 두 군데의 편의점에서 꼬꼬면과 나가사키 짬뽕을 사왔다. 아직 먹지는 않았는데, 심지어 포장에 ‘계란 흰자만 넣어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문구가 있는 걸 보고 놀랐다. 계란 흰자에는 아무런 맛이 없다. 그리고 계란 특유의 황냄새를 유발하는 성분도 흰자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5. 이름은 ‘생각커피’인데 정말 그렇게 생각있는 척 없는 커피는 처음 마셔봤다. 얘, 너를 올해 최악의 커피로 임명한다. 드립이라고 받았는데 보리차인 줄 알았다고…
6. 심지어 주인이 “강남 사무실에서는 우리집을 아는데 이 동네에서는 몰라요”라는 대담한 멘트를 손님에게 날리는 마포구의 모 고깃집에 갔는데, 나중에 글을 자세하게 쓰겠지만 정말 그렇게 성의없는 반찬은 먹어본 적이 없다. 사과 썰어서 싸구려 마요네즈에 무쳐 내는 걸 요즘도 샐러드라고 부르나? 스스로가 내는 고기가 그 정도로 좋다고 생각하면 그런 반찬 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 것 같다. 아니면 미맹이라 그런 반찬이 자신의 고기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혀 모르거나.
7. 권투를 배우기 시작했다. 뭐 그냥 살빼기를 위한 다른 시도 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격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by bluexmas | 2011/10/17 01:16 | Life | 트랙백 | 덧글(11)
비공개 덧글입니다.
비공개 덧글입니다.
그나저나… 시간 되심.. 저녁이나 한번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