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2011 스페셜 호프-잘못된 기초 위에 쌓은 안타까움
한여름에 이 맥주의 홍보대행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맥주를 보내려는데 주소가 대치동 모 아파트냐는 것-_- 나는 그 동네에 살지도 않고 맥주도 이미 사서 마셔 본 상태고 그 인상을 바탕으로 글을 올릴 생각이니 굳이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어쨌든 맥주는 왔다. 여섯 캔이 들었는데 세 캔은 결국 버리게 된 모니터 가지고 수고한 기사님 드리고 나머지 세 캔은 같은 강서구민 아무개님 드리려고 남겨 놓았다.
이 맥주는 시다. 게다가 소위 말하는 “바디감”이라는 것이 별로 없다. 뭐 그것까지 이 맥주에서 바랄 필요가 있겠느냐만… 그래서 반응이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신맛이 좋았다. 일단 시든 쓰든 아무 맛이나 향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고, 이런 맛을 가진 국산 맥주가 없었으며 여름에 마시기에는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맥주는 삼겹살이나 햄버거랑 잘 어울릴 수 있는 맛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산 맥주가 가지고 있는 그 전형적인 단맛이 이 맥주에도 뚜렷하게 존재하고, 그 단맛과 신맛이 충돌한다. 그래서 결국은 이도저도 아닌 맛이 되어 버린다. 제목에서도 말한 것처럼 기초가 잘못 되었기 때문에 그 위에 뭔가 쌓아도 아주 나아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좀 안타깝다. 그래도 차게해서 마시면 그 단맛이 덜 거슬려 조금 사다놓고 마시는데, 운반이 편하다면 이마트에서 싸게 들여온 맥주를 마실 것이다.
마트 같은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이상하게도 동네 편의점 몇 군데에는 큰 페트병까지 포함해서 물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직도 밖에서 술을 마실만한 계절이라 늦은 시간 지나가면서 4차 정도로 마시는 아저씨들의 맥주를 유심히 보는데, 이 맥주를 마시는 건 거의 보지 못했다. 다른 맥주들 사이에서 딱히 눈에 더 잘 뜨이지도 않지만, 좋거나 나쁘거나 익숙해져버린 우리나라 맥주의 맛과 다른 것도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50:50으로 아쉽고 아쉽지 않다. 0.001%밖에 없는 호프까지는 아니어도 괜찮다. 맥주도 기본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 얘기 백만번째라 듣는 사람도 지겨울 거다. 나도 안다. 하는 나도 지겹다.
# by bluexmas | 2011/09/27 12:17 | Taste | 트랙백 | 덧글(11)
이 한정판은 일단 편의점에서도 찾기가 쉽진 않더군요. 아저씨들이 편의점 골라가며 찾진 않겠죠..
그나저나 요새 유통회사에서 별의별 수입맥주를 다 들여오네요. 좀 비싸서 거슬리긴해도 ‘쾨니히 루드비히’ 바이젠과 둔켈 시리즈도 마셔볼만 합니다~
치맥이 그리운 가을날입니다.
– 미국 맥주의 자존심은 사무엘 아담스라고 생각한다.
– 기네스는 너무 차갑게 해서 마시면 안 된다.
– 국산 맥주는 확실히 문제가 많다.
– 이탈리아는 와인뿐만이 아니라 맥주도 잘 만든다.
– 체코의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11도나 되므로 마실 때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 영국 맥주로는 뉴캐슬(New Castle)이 입맛에 딱 맞는다.
– 의외로 전 세계의 맥주가 획일화되고 있다.
제 이야기가 아니고 오늘 읽은 책에서 그러더군요.
‘이탈리아는 와인뿐만이 아니라 맥주도 잘 만든다’는 저도 공감합니다만..
다른 건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