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체크포인트

술을 마시고 새벽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저녁까지 잤다. 오랜만에 아주 잘 잤다. 공기 때문이었으리라. 일부러 할증이 끝날 때까지 놀다가 택시를 탔는데, 공기가 서늘하니 좋았다. 이제 사랑해줄 수 있는 계절이 오는 것일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겠지만, 밤에라도 이래준다면 훨씬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체크포인트에 나갔다. 얼마만인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동안 강이 넘쳐서 갈 수가 없었다. 공기도 좋고 다 좋은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모두들 올림픽 금메달에라도 도전하는 것처럼 전속력으로 자전거 질주를 하고 있었고 담배 연기에 낚시병신들은 여전했다. 모두가 같은 걸 즐겨야 한다면 그건 즐기는 게 아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기는 하다. 스웨이드의 <Coming Up!> 한 장을 다 들을 때까지 앉다가 걷다가 하다 들어왔다.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나 짧고, 좋아하는 책은 너무 길고…좋아하는 사람은 너무 빨리 괴물로 변한다. 내가 괴물이라 그런거지.

 by bluexmas | 2011/08/22 01:10 | Life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at 2011/08/22 01:3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8/23 01:06

아뇨 안 먹었습니다.

애꾸눈 나라에서는 두 눈 달린 사람들이 병신취급 받는다지요?

 Commented by 번사이드 at 2011/08/22 01:33 

여름을 빙자한 우기가 지나가나 봅니다… 여름날씨가 최악이었죠;;

짧은 계절이라도 즐겨야겠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8/23 01:06

오늘도 비가 오더군요 참 괴롭습니다 ㅠ

 Commented by settler at 2011/08/22 07:43 

마지막 문장 어렴풋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아요 짧아서 더 완벽한 계절 빠짐 없이 잘 보내야죠 언제 또 극성맞은 날씨가 닥칠지스릴만점이에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8/23 01:06

그래도 그 동네는 좀 낫지 않나요… 아 날씨가 정말 사람 우울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