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체크포인트
술을 마시고 새벽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저녁까지 잤다. 오랜만에 아주 잘 잤다. 공기 때문이었으리라. 일부러 할증이 끝날 때까지 놀다가 택시를 탔는데, 공기가 서늘하니 좋았다. 이제 사랑해줄 수 있는 계절이 오는 것일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겠지만, 밤에라도 이래준다면 훨씬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체크포인트에 나갔다. 얼마만인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동안 강이 넘쳐서 갈 수가 없었다. 공기도 좋고 다 좋은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모두들 올림픽 금메달에라도 도전하는 것처럼 전속력으로 자전거 질주를 하고 있었고 담배 연기에 낚시병신들은 여전했다. 모두가 같은 걸 즐겨야 한다면 그건 즐기는 게 아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기는 하다. 스웨이드의 <Coming Up!> 한 장을 다 들을 때까지 앉다가 걷다가 하다 들어왔다.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나 짧고, 좋아하는 책은 너무 길고…좋아하는 사람은 너무 빨리 괴물로 변한다. 내가 괴물이라 그런거지.
# by bluexmas | 2011/08/22 01:10 | Life | 트랙백 | 덧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