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랜턴-색깔과 선천적인 결함
간만에 영화글 쓰는 김에 한 편 더.
앞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그린 랜턴은 ㅂㅅㅈㅁ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워낙 영웅물을 좋아하고 라이언 레이놀즈도 좋아해서 별 망설임이 보았지만, 정말 이 정도로 병신같을 줄은 몰라서 어이가 없었다. 영화의 큰 패착은 역시 이것저것 다 건드리려는 욕심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적어도 속편까지는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니 1편에서 시간을 들여 상황 설정 및 캐릭터 설명 등등을 한다고 쳐도 어설픈 개그코드까지 생각하면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 싶게 영화는 재미없었다. 수련과정 같은 것도 보여주려면 좀 제대로 시간을 들이던가… 이것저것 다 건드리다가 만화같은 영화를 만들어 놓은 기분이랄까? 트랜스포머도 마찬가지, 아니면 더 병신같았지만 그래도 거기에는 변신하는 로보트들이 여러 마리 나오고 걔들이 비쥬얼로 입장료 아깝지 않은 수준까지는 수습해준다(그러나 시간은 여전히 아깝다… 걔들 나오는 부분만 추려서 상영 시간을 반으로 줄이면 되는 것을-_-;;). 그린 랜턴은 혼자서 그 ㅈㅁ판을 수습할 여력이 없어보였다. 지구 또는 은하계는 구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는 ㅈㅁ으로 속수무책 내버려 두는, 아주 멋진 캐릭터다.
워낙 병신같이 만들었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혹시 이 캐릭터 자체에 선천적인 결함이 있는 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뭐 여러가지 이유에서 이름도 ‘그린 랜턴’이고 따라서 색깔 또한 녹색이지만, 수퍼영웅이 녹색을 띄고 있으면 어째 당연히 풍겨야 할 박진감이 떨어진다. 녹색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색깔이기 때문이다. 숲 같은 걸 생각해보라. 대부분의 수퍼 영웅 캐릭터들은 화려한 색상으로 포장이 되어 있는데, 그러한 색상이 심리적으로 주는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영웅은 파란색, 악인은 빨간색과 같은 식으로 보색 대비를 주는 것 또한 마찬가지 개념이다. 그러나 그린 랜턴은 본인은 녹색에, 다음 편에 등장하실 것 같은 반지를 끼신 분은 노란색…( …)… 마지막에 전 우주의 그린 랜턴 님들께서 모여 ‘그린 랜턴!’을 외치며 녹색 광선을 발사하시는데 다들 애벌레 잔뜩 먹고 녹색물 토하는 듯한 환상을 보았다. 사실은 영화를 보는 내내 2002년 월드컵의 마스코트들을 떠올렸다면 나의 상상력이 너무 나래를 펼친 것일까…
모두들 잊었을 거라 생각해서 이미지. 그러나 이걸 사실 누가 잊어?-_- 모아 놓고 보면 더 쩐다. 근데 원래 월드컵 마스코트들은 다 저렇구나…
# by bluexmas | 2011/08/01 17:24 | Movie | 트랙백(1) | 덧글(2)
제목 : 그린 랜턴(2011)
-하도 여기저기서 형편없다고 욕을 먹길래 기대치를 잔뜩 낮추고 갔더니 그냥저냥 평범한 우주특촬히어로물로는 볼 만하다는 느낌. 인물들이나 내용 전개가 미묘하게 전형적이라 ‘대충 보아하니 이 다음 장면에 그게 나오겠군’하는 식으로 예상을 해도 들어맞을 정도로 이야기가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완만하게 흘러간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대한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요인물들의 범위가 그리 넓지 않다 보니 좀 규모가 뻥튀기된 ……more
확실히 좀 제대로 살리기 난감한 색이긴 하지만 영화의 문제는 다른데에도 있었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