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박이와 사과 양념장의 비빔국수
매월 한 번씩 포스코 신문에 컨텐츠를 제공하게 되었다. 음식에 딸린 이야기와 레시피 뭐 등등을 엮는 코넌데, 가급적이면 좀 ‘오리지날’한 음식을 만들어볼까 고민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이니까. 이건 지난 달에 처음 납품한 것이다. 원문에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는 우리가 쓰는 참기름과 식초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존재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건 아닌데, 한 번쯤 그 습관적인 사용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어쨌든… 장마에 만들어 사진 찍느라 영 어둡다. 역시 6분 삶은 계란은 노른자까지 예쁘게 반 가르기가 어려운데 비결이 뭔지 좀 찾아봐야 되겠다. 아마 요즘 보고 있는 푸드 스타일링 책들에서 말하는 식으로 하자면 계란을 한 대여섯개 삶아서 노른자 흰자 각각 분리한 다음 반을 갈라 조합하는 뭐 그런 식이 되지 않을까. 사실 나는 그런 건 하기 싫다. 그냥 내가 먹는 그대로 만들어서 사진찍는 편이 더 좋다.
여름엔 차가운 면 요리가 제격이다. 냉면도 좋지만, 콩국수나 비빔국수는 만들기 어렵지 않아 집에서도 자주 해 먹게 된다.
이 비빔국수 레시피는 두 가지의 의문점에서 비롯되었다. 첫 번째는 우리 음식에서 두드러지는 산, 즉 식초의 사용이다. 산은 음식 맛의 균형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입맛을 돋궈주는 것은 물론 지방의 느끼함을 덜어준다. 문제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식초의 대부분이 너무 강한 신맛으로 균형을 깨뜨린다는 점이다. 산은 식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레몬즙은 식초에 비하면 그 신맛이 훨씬 부드러워 산을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음식에 대체제로 쓸 수 있다.
두 번째 의문은 참기름에 관한 것이다. 우리 음식의 대부분에 참기름이 들어가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맛이 너무 진해 맛의 균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참깨를 불에 볶아 그 향을 극대화해서 낸 것이 참기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신 차돌박이를 불에 천천히 익혀 낸 기름을 양념장에 더했다. 고기의 기름을 내서 요리에 더하는 건 사실 서양 요리에서 많이 쓰는 방법이다. 특히 수프나 스튜류는 대부분 베이컨을 천천히 불에 볶아 기름을 내고, 거기에 닭 육수를 더해 국물을 만든다. 알려진 것처럼 차돌박이는 하얀 특유의 지방질이 차돌처럼 박혀있다고 해서 그 이름을 얻었고, 당연히 그 맛으로 먹는 고기다. 차돌박이의 기름은 참기름처럼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양념장 전체에 두터움을 더해준다.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다가 남는 차돌박이 몇 조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레시피다.
# by bluexmas | 2011/07/23 15:53 | Taste | 트랙백 | 덧글(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