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박한 팥빵
여름은 빵 발효의 계절, 솜씨가 변변치 않지만 그래도 연습삼아 부지런히 발효빵을 만들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사실 오븐에 투자한 비용 회수를 위해서라도 그러는 게 맞다. 4,000원 넘는 빵을 계속해서 사먹으면 곧 파산할 것이다.
첫 번째 목표는 식빵이다. 그냥 기본 재료만으로 반죽을 만들어 식빵 모양으로 구워봤는데, 역시 우유나 계란이 없이 부드러운 식빵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적당히 반죽을 만들었는데, 냉동실에 언젠가 삶아놓은 팥이 있다는 걸 생각해냈다. 그래서 졸지에 팥빵을 만들었다. ‘단’팥빵이 아닌 건, 달지 않았기 때문이다-_- 팥이 넉넉치 않아서 빵이 좀 야박하기도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에 단팥빵 레시피가 나와 있을리 없으니 인터넷을 좀 뒤져보았는데, 오랜만에 터무니없는 레시피들에 웃었다. 그 가운데 어떤 건 2차 발효를 한 시간 반인가 시킨다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시간 자체가 아니라(그럴 수도 있다;), 그 근거 없음이었다. 또 다른 건 역시 근거 없이 생 이스트를 띄워준다는 것인데, ‘생’이스트라서 그런가? 이 또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 생 이스트가 내가 아는, 그 방산에서 파는 중국산 천 몇 백원짜리가 아니기만을 바란다. 나도 한 덩어리 가지고 있는데, 냉장고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빵 반죽은 역시 연습이 많이 필요하더라…
# by bluexmas | 2011/07/02 10:47 | Taste | 트랙백 | 덧글(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