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nic by the Motorway
1. 잠을 잘 못 잔다. 6월 때문이다. 괴로운 한 달이 될 것이다. 7월에도 그럴 것이니 이번 여름은 괴롭고도 괴로운 계절이 될 것이다. 벌써 그 생각만 하면 소름이 돋는다. 채 시작하지도 않은 6월을 말아먹는 꿈에 잠을 못 이룬다. 벌써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큰일이다.
2. 나에게 이상적인 운동의 짜임은 5km달리기 + 가벼운 전신 웨이트(30~45분) 정도다. 그걸 오랜만에 해 봤다. 잠이 모자라서 5km달리는 것 조차도 힘들었다. 웨이트는 조금 나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러닝머신으로 조금 걷다가 샤워 후 귀가한다. 그래서 러닝머신 아 그래 트레드밀이 한 열 대 가까이 있고 웨이트용 기구는 별로 없다. 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아니 바로 옆이 강변이고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3. 물을 두 상자 주문했는데, 오늘 열두 시쯤 올 거라고 전화하더니 그 뒤로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4. 오전에 주문한 책을 오후에 받는 것으로 서울시민이 된 은총을 누려보았다. 기사쓰는데 쓸 별 믿음 안 가는 소설을 샀는데 한 권만 사면 배송비를 문다길래 뭘 살까 잠깐 뒤졌더니 신형철씨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낼름 주문했다. 오다가다 인사를 몇 번 나눈 적이 있다. 이런 말하는 게 누가 되는 건 아닐까 모르겠는데, 굉장히 성실해보이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고 책을 보니 그 책이 사람보다 더 성실해보여서 충격을 먹었었다. 돈, 지명도 거기까지는 모르겠고 자타가 글 쓰는 사람이라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부럽다. 나는 일단 내가 만족할 만큼도 쓰지 못하고 있다. 질은 고사하고 일단 양부터. 이번달 공장의 납품 상황은 개업 이래 최저라 좀 기분이 좋지 않다.
4-1. 생각이 이상하게 나는 그냥 ‘갑툭튀’고 어디에도 속한 것 같지 않다는 쪽으로 흘러갔다. 완전 삼천포지.
4-2. 근데 진짜 그렇잖아. 나는 대부분의 시간에 집에 있는데다가 단골 커피집이나 술집은 내가 소속되는 곳은 정확하게 아니고.
5. 이대로 6월을 맞으면 이 동굴같은 집구석에서 정신분열을 일으킬 것 같아 아주 조금씩이나마 집을 치우고 있다. 카트를 한 대 들여놓아야 하는데…
6. 일요일도
7. 나는 그저 거의 바라만 보고 있다. 아니, 노래 가사 아니고. 속에서는 흔들린다. 그것도 나름 재미있네.
8. 지난 주, 이번 주 책을 열심히 읽었는데 그에 대한 글은 또 못 쓴다.
9. 블로그에 음식 관련 글을 그만 올릴까 생각 중이다. 한 번 싹 비워내고 다음 목적지로 향해야 되는데 자꾸 늦어진다. 다른 글을 쓰고 싶은데. 아니 다른 글’도’.
10. 오늘도 산책을 했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미동도 하지 않는 걸 보면서 가라앉히려고 하면 더 흔들린다. 내가 잘못해서만 이런 것처럼 느끼게 되니까. 제자리에서는 벗어나고 싶지 않다는 결심을 품은 채로 잔잔하게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아야 한다. 물이 그렇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강이. 바다는 너무 넘실거려서 사람 더 심난하게 만들고. 오랜만에 노래를 듣고서는 여기에 돗자리를 깔면 제목처럼 되겠다고 생각했다. 가사는 귀찮아서 신경쓰지 않았다. 노래방에 있으면 한 번 불러보고 싶다. 근데 안 가본지 꽤 오래 됐다. 멈춰서는 것도, 미친 듯 움직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잔잔해지기가 어렵다. 나는 그게 뭔지조차도 모른다. 겉은 가만히 있어도 속에서는 온갖 것들이 늘 요동치고 있다.
# by bluexmas | 2011/05/20 00:39 | Life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