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샌드위치와 빈티지 투게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물론 거창한 건 아니고, 어디에 들고 갈 일이 있어서 냉동실에 있던 버터쿠키 반죽을 몇 개 급하게 구웠는데, 들고 나갈 품질이 아닌 것을 추려 놓았다가 아이스크림을 끼워 먹었던 것. 원래 대강 만든 반죽인데다가 오븐이 없어서 토스터로 대강 구웠더니 정말 형편없었다. 거기에다가 들고 가는 와중에 버스에서 굴러서 깨지기까지 ㅠㅠ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여서, 이왕이면 내가 만든 걸 좀 가져가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부랴부랴 구운 건데, 오히려 이미지 더 깎아먹는 건 아니었을까 모르겠다 ㅠㅠ
어쨌든, 아이스크림도 아직은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아닌데 너무 먹고 싶어서 그냥 투게더를 사다 먹었다. 근 2년 만이었다. 요즘은 이 투게더의 인지도가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수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아이스크림으로는 훌륭했고, 아직도 여전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가져다 붙이자면 투게더는 필라델피아식 아이스크림이라고 할 수 있다. 계란, 즉 커스터드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측면에서 계란을 쓰지 않는 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대량생산 제품은 재료의 가짓수가 많아질 수록 망조로 접어드는지라… ‘데어리 스프레드’가 특유의 그 진한 맛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름은 그래도 식물성일 것이다(한때 나도 좀 먹었던 ‘버터가 아닌지 믿을 수 없슈’와 같은…). 물엿은 어는 정도를 통해 식감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일테고(일종의 inverted sugar?), 유화제, 증점제 등등이야 계란을 안 넣으니 필요할 것이다. 몇몇 색소들이 눈에 띄는데, 코치닐이나 아나토와 같이 다른 식품에도 많이 쓰이는 것들. 코치닐은 딸기 우유의 빨간색, 아나토는 버터의 노란색을 책임진다. 그래서 아나토는 이해가 가는데 코치닐은…
어쨌든, 이 정도의 가격과 양, 그리고 맛이면 투게더는 온갖 그럴듯한 이름들을 붙여 파는 수십가지 다른 대량생산 아이스크림들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심지어 이보다 고급인. 같은 회사의 ‘엑설런트’ 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맛을 비교해보고 싶었으나 찾지 못했다). 물론 이 또한 빈티지 투게더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다. 녹차니 카카오 무스 이런 건 용납할 수 없다. 빈티지 투게더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자.
참, 먹고 남은 걸 냉장고에 넣어두면 식감이 이상해지는데, 먹은 부분을 랩으로 덮으면 좀 낫다.
Update: 밑의 답글도 있고 해서 Dairy Spread에 대해서 다시 찾아봤는데, 이런 출처에서 유지방의 함유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그 나머지를 식물성으로 채우는지 아닌지 그걸 잘 모르겠다. 책과 관련 제품 생산 업체의 사이트도 찾아봤는데, 성분표를 보면 마가린을 주원료로 버터를 살짝 더해 풍미를 주는 식으로 만드는 듯.
# by bluexmas | 2011/04/23 12:02 | Taste | 트랙백 | 덧글(23)
비공개 덧글입니다.
어릴적에 ‘혼자서’ 끌어안고 밥숟가락으로 퍼먹던(-.-) 추억의 아이스크림인데..
비공개 덧글입니다.
나중에 집에서 투게더로 ‘아포가또’ 도전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