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사건사고
1. 다음과 같은 내용의 네이버 쪽지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OO대학교 학보사 <O대신문>의 문화부기자
OOO이라고 합니다.
우선 이렇게 불쑥 쪽지 드려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쪽지를 보내게 된 이유는 저희가 다음주에 발행되는 XXXX호 <O대신문> 문화면에서 ‘분자요리’를 다루고자 하는데, 그와 관련해서 말씀을 듣고 싶어서입니다.
혹시 관련해서 도움 말씀 주실 수 있으실까요?
1. 분자요리의 국/내외적 상황과 간단한 사례
2. 분자요리의 가치 또는 한계
3. 분자요리의 미래
등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혹시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으시다면 답장을 주시거나, (메일@주소) 으로 메일 보내주시거나 혹은 (전-화-번호)로 연락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혹시 실례가 됐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솔직히 나 이거 받고 정말 황당했다. 저 주제가 대체 얼마나 심오한가? 농담이 아니고, 저 정도의 주제라면 하루나 이틀 정도 꼬박 앉아서 자료 조사하고 써야하는 무게의 일이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누군가 쉽게 쓸 수 있는 주제도 아니다. 나는 쓸 자신이 있다. 그러나 나에게 원고를 청탁하겠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자기가 쓸건데 나에게 “도움”을 달란다. 이건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막말로 네이버 지식인에 올려 ‘님 나 레포트 내일까지 마감인데 도와주셈 ㅋㅋ’하면서 올릴 수 있는 주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몰라서 물어보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 그냥 덮어놓고 들이대는 건지 난 정말 학생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참고로 난 밑도 끝도 없이 들이대는 사람이 싫다. 내가 잘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공짜로 일할 수는 없다. 정말 5분 전화통화 하는 거라면 모를까. 금액이 문제가 아니다. 나는 프로다. 블로거는 내 직함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저 정도의 주제라면 누가 뭘 하더라도 그 정도의 시간 내에 끝낼 수가 없다. 솔직히 나는 저 학생이 알고서도 들이댔다고 생각한다. 막막했다.
그리고 참, 원래 쪽지는 불쑥 온다. ‘아따 한 10분 있다가 쪽지가 온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려서 놀라지 않도록…’하는 서비스는 없다.
2. (당신이 아는 저의 사건사고를 집어 넣으세요)
톡 까놓고 말해서 나는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잘 모르는 어떤 순간에 나를 건드리면 폭발한다. 일요일은 그런 날이었다. 뭐 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무슨 유명인도 아닌데 아무 때나 아무 순간에나 만나는 아무에게나 친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보다 가장 기분 나쁜 건, 왜 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십니까?
3. ( )
^^ 일단 대인배 행세부터 좀 해 보겠습니다. 뒷다마는 안 보이는데서 까야 제맛인거, 모르세요?^^ 트위터로 뒷다마를 까시려면 DM이라는 좋은 방법이 있음을 모르셨나봐요.
# by bluexmas | 2011/04/05 06:24 | Life | 트랙백 | 덧글(16)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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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까지 알고나니 이건 뭐… 저도 열일곱™ 밖에 안 먹었지만 요즘 애들 참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