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글을 막아놓은 이유

뭐 덧글 많이 달아주신 분께 연말에 어쩌구저쩌구 한다고 했다가 또 아예 달지도 못하게 막아버리는 변덕을 부리는 이유는…

1. 시간의 부족

하루에 서너시간 자면서 1월을 보냈다.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으니까 말도 안되는 뭐라도 쓰는데 차마 덧글까지 달 여력이 없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없을 확률이 아주 높다.

2. 감정의 부족

1의 상황에서 거의 대부분 긍정적이어야만 하는 덧글을 쓸 감정이 생길리 없다. 가식 쩌는 나지만 너무 가식을 떨고 살았더니 요즘은 스스로를 바라보기가 너무 괴롭다.

3.

요즘 들어 까칠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더니 사람들의 기대며 평가에 맞춰 진짜 까칠한 인간이 되어야만 할 것 같은 유혹에 시달려 괴로왔다. 나는 진짜 까칠한 인간인 걸까? 내가 진짜 까칠한 인간이면 사람들이 나한테 대놓고 까칠하다고 말할까? 학창시절 대부분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진 교사 한 둘은 겪어봤을 것이다. 그 사람들한테 대놓고 ‘선생님은 너무 무서워요’라고 말하는 학생이 있었던가?

4.

음식 글을 제외한 나머지가 사실 내가 진짜 쓰고 싶은 것인데 막상 내 블로그의 정체성에 대해 오해하게 만드는 요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점은 뭐랄까 좀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 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일종의 요식행위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트위터도 하고 있고 외부기고하는 다른 블로그에는 덧글을 달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5.

더 쓰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질 것 같으니 여기에서 그만.

6.

아, 그래도 이 얘기는 꼭 해야. 며칠 동안 글을 못 썼는데 그 사이에 링크가 늘었다. 그러다가 글을 쓰면 다시 링크가 끊긴다. 나의 블로그는 침묵을 말해야 되는 것일까? 뭐 존 케이지 이런 사람 흉내라도 내야, 그것도 아니면 ‘Silences are deafening’ 이라도?

 by bluexmas | 2011/02/01 01:14 |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