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달랐던 화요일

보통 화요일에는 집에 있지만 오늘은 급히 서울에 다녀왔다. 일이 있었다. 20분 차이로 빨리 돌아오는 기차를 보내고는 다음 기차시간까지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때웠다. 그리고 그만큼 밤에 피눈물을 흘린다. 이런 날 그런 시간은 200% 사치다. 덕분에 오늘은 밤을 새야할 것 같다. 계산을 해보니 밖에서 쓴 만큼 더 쓸 것 같다. 역시 사는 건 그렇다.

밤에는 사실 피곤한 것보다 배고픈 게 더 고통스럽다. 요즘 내 냉장고에는 이럴 때 먹을만한 음식이 별로 없다. 생각해보니 두부는 있는데 그거라도? 남보다 더 힘들다거나 덜 힘들게 산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하지만 가끔 케케묵은 피해의식이 발동하면;;;;). 나의 관심사는 오로지 ‘이러면 그냥 먹고는 살 수는 있겠습니까 신이시여 정녕?’이다. “죄 많은 인생이라서”라고 말하면 다들 농담인 줄 안다. 삶이 참, 무섭고도 무섭다. 밤이 깊으니 더 무섭다. 정말 무서운 건, 아침이 와도 무서움이 가시지 않는다는 거다. 환한 빛 아래서의 무서움, 그거 정말 무섭다. 숨을 수가 없어. 눈을 가려도 빛이 새어 들어와. 오리발? 물갈퀴도 자세히 보면 빛을 투과해.

 by bluexmas | 2011/01/26 03:24 |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