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
사람을 되풀이해서 만나면 허물도 눈에 뜨이기 시작한다. 물론 보자마자 사람은 안 보이고 허물부터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경우라면 좀 괴롭다. 얼굴에 거대한 딱지가 앉아있는 것처럼 허물만 눈에 뜨이는 사람도 있다. 만나면 만날 수록 그 딱지는 커진다. 허물이 있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누구나 허물은 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허물이 눈에 뜨이기 시작하면 그 허물을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달리 말하자면 허물끼리의 궁합을 따져보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허물도 만만치 않으니까. 또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이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 허물을 어떻게 해서 가지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된다면 허물 자체가 싫어도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별 것 아닌 허물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어진다. 겉으로 표현은 안하지만 수많은 별들이 떴다 지듯이 마음 속으로 사람들이 그려졌다가 또 지워진다. 가끔 서툴러서 그 과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일부러 드러내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 by bluexmas | 2010/12/19 23:45 | Life | 트랙백 | 덧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