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케제르 치아바타 포함 3종 시식기
요즘 빵을 잘 사먹지는 않지만, 새로 나온 빵집이라는 이유로 사 먹어본 에릭 케제르의 3종 세트 시식기.
에릭 케제르의 “치아바타”를 집어든 이유는, 그 빵이 치아바타 같지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덜 구운 바게트라고 생각했다가 한참 생각한 끝에 칼집을 넣지 않은 ‘호기(Hoagie, 그러니까 서브웨이풍 샌드위치라고 하자)’용 빵에 더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치아바타라는 용어 자체가 빵의 물성보다는 생김새를 지칭하기는 하지만, 그 특유의 생심새가 결국 물성에 온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 빵을 치아바타라고 부르는 데 온 몸과 마음을 다해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저러나, 이 빵은 맛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물성이 다르기 때문에 치아바타의 식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저온 발효를 좀 오래 시킨 듯 깊은 맛이 있었는데, 빵을 구우면 이 맛이 한층 더 두드러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따져 보았을 때 차가운 샌드위치보다는 필라델피아 치즈 스테이크와 같이 따뜻한 샌드위치 쪽에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곧 한 번 시도해볼 생각이다.
저 빵에 고무되어 다른 빵도 시도해보았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이 빵은 사실 치아바타가 없어서 산, 닭 격의 빵이었다. 갈색이다 못해 까만 겉이 먹음직스러워보여서 집어 들었는데, 문제는 속마저 그렇게 까맣더라는 것. 구수한 맛이 어느 정도 있기는 했지만 딱딱한 편이었고, 구웠더니 먹다가 입천장이 까질 뻔 했다.
맨 위 사진의 과자도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치아바타가 없어서 섭섭하다고 했더니 몇 개 받은 것이었다(나도 공짜로 뭔가 얻어 먹게 될 때가 있다니!!!). 패스트리 반죽을 바탕으로 만들어 속이 켜가 지다 못해 공갈빵마냥 비었는데, 위에 얹은 설탕 덩어리가 딱 적당한 정도의 단맛을 더해줘서 그 맛으로 먹는 정도였다. 정확하게 ‘오오 에릭 케제르에 가면 이건 꼭 먹어야’할 정도는 아니었다. 적당한 가격으로 적당한 수준을 제공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별 불만이 없을 정도였다.
그 밖에 어딘가 인사를 가면서 사 가지고 갔던 브리오슈도 먹어 보았었는데, 가격대에 맞는 만큼의 버터가 들어간 맛과 식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다 쓰고 나니 치아바타만 만족한 것 같은 인상?
# by bluexmas | 2010/11/19 08:57 | Taste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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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그때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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