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7:35-NIKE We Run Seoul 10k
출발하자마자 딱 30초간 엄청난 양의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좋아할 처지가 못 됐다. 달리기를 안 한지가 벌써 여러 천년, 몸이 곧 나가 떨어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몸이 구리디 구린 상태라는 걸 빼놓더라도 쉬운 달리기는 아니었다. 일단 날씨가 굉장히 더웠고, 해를 계속 바라보면서 달려야만 했으며 한강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느라 엄청난 오르막과 내리막을 겪어야만 했다. 그것도 일반 달리기 코스의 그것이라고 말하기는 좀 힘든 것들이었다. 게다가, 뭐 이런 것까지 뭐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대부분 개인기록별로 출발 그룹을 정해서 지원하는데 A그룹(55분 안쪽)에서 뛰는 분들이 출발선을 통과하고 채 1킬로미터도 가기 전에 걷는 사태가;;; 어떻게든 한 시간 안에 들어올 수는 있지만 55분 안에는 들어오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터라 A그룹에 지원해도 되나 망설였던 스스로가 멍청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달리기는 그럭저럭 했는데,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운영이 엉망이라 막판에 고생을 좀 했다. 미리 짐에 번호를 붙이고 같은 번호의 팔찌를 차고 뜀으로써 짐도 훨씬 쉽게 찾을거라 기대했는데 웬걸, 뭔가 엄청나게 뒤죽박죽 되었는지 사람은 늘어가는데 짐은 찾아주지를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 40분 가까이 걸려 짐을 찾아야만 했다. 10킬로미터 정도 뛰면 땀이 꽤 많이 나는터라 빨리 보온을 해 주어야 되는데, 해가 지면서 바로 쌀쌀해진 날씨에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서 있으려니 정말 고역이었다.
집에 와서 작년 기록을 확인해보고, 몸무게 1킬로그램에 1분씩 늦어졌다는 것을 알고 굉장히 우울했다. 이번 달리기를 참여함으로써 얻은 교훈은, 일요일에 그 동네 볼일이 있어 차를 몰고 올라온다면 옛날 내가 살던 마장동 축산물시장이 역시 차 대기에는 딱 좋다는 것…
# by bluexmas | 2010/10/26 00:07 | Life | 트랙백 | 덧글(12)
가을이니까, 겨울 오기 전에 근처 공원에서 저도 달리기성 걷기라도 해야겠습니다..
싫어하실라나.
공가지고 뛰어야죠..ㅠㅠ;;
나이키는, 작년에 휴먼레이스 하는 거 친구가 나가서 구경갔었는데
그때도 진행 엉망이었습니다 -_-;
게다가 뭐랄까 참가자 대부분이 달리기보다는 걷기로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아서
정작 뛰려고 하면 … 별로 비추였던 거 같아요
올해도 그런 거였나 싶군요